요한복음8장41절-42절 “복음의 원동력” 2021년 2월 18일

“너희는 너희 아비가 행한 일들을 하는도다 대답하되 우리가 음란한 데서 나지 아니하였고 아버지는 한 분뿐이시니 곧 하나님이시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하나님이 너희 아버지였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였으리니 이는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왔음이라 나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니라”

어떤 공간에 수용할 수 있는 사람 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에도 수용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어느 수준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을 넘으면 수용할 수 없게 됩니다. 유대인에게 예수님은 그런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들춰내고 계셨습니다. 예를 들면, ‘죄의 종’이라거나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한다’ 등입니다. 이에 대해 유대인들은 “우리가 음란한 데서 나지 아니하였고”라고 항변합니다. 그 근거로 “우리 아버지는 한 분뿐이시니 곧 하나님이시로다”고 합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근본 신앙입니다. 그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임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제는 더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자녀됨이라는 방어막을 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를 드러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그들에게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한다’고 했으니 그들이 느꼈을 모욕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유대인들을 향해 “하나님이 너희 아버지였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였으리니”라고 재반박을 하셨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하나님이 그들의 아버지라면 지금 눈 앞에 있는 예수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치셨습니다. 이 말은 예수를 사랑하는 자에게만이 진정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과 예수를 사랑하는 것을 동일선상에 두는 것은 당시 유대 사회 분위기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동등한 위치에 두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이기에 유대인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이것을 받아들이라고 강력히 주장하셨습니다. 근거는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왔음이라 나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니라”입니다. 유대인들이 아버지라 부르는 하나님이 예수를 보내셨다고 하니 유대인들 입장에서는 기가막힐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자기들의 아버지이지만 예수는 자신들과 같은 유대인일 뿐이었습니다. 이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기만적인 것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통과해야만 유대인들은 예수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도 끈질지게 하나님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여러 번에 걸쳐 반복적으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유대인들은 이 부분에 걸려서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도 예수님을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인정하고 수용했던 유대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들도 유대인들이기에 당시 유대 사회의 분위기를 너무도 잘 알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하나님이 보내신 유일한 아들로 인정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같은 유대인으로 성장했지만 예수님에 대해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은혜 덕분입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로 보여도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기독교가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근원적인 힘입니다. 지금도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속에 들어가 예수님의 복음을 외치는 이들의 유일한 소망이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이들이 있을 것이란 소망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절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녹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교회가 지금도 복음을 외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