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8장38절 “진실이 눈 앞에 있어도” 2021년 2월 16일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하느니라”

예수님은 당시 유대인들을 향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셨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자유로울 것’이라 하셨습니다. 진리는 곧 아들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아들이란 예수님 자신을 지칭합니다. 따라서 진리인 아들만이 자유를 주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이 진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진실이 가려졌던 것입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서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한다’고 진단하셨습니다. 그들의 눈에 진실이 보이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신 것입니다. 그들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이란 그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 전혀 다른 출처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들이 듣고 있는 목소리가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과는 너무도 이질적이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유대인의 귀에 들리지 않았을 것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평소 자신들이 들었던 메시지가 아니기에 불편했고 그것을 넘어 적대감만 커져갔습니다.

예수님은 ‘내 아버지’와 ‘너희 아비’를 대조하시면서 유대인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히셨습니다. 그들이 듣고 있는 목소리가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그들 속을 지배하는 다른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가 혼용되어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그동안 듣고 있었던 뉴스들이 가짜였음이 진짜 뉴스가 들리면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규정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들이 진짜 뉴스인데 가짜 뉴스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전혀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뉴스가 들리고 있으니 가짜 뉴스가 사라질까요? 가짜 뉴스는 더욱 교묘해질 것입니다. 진짜 뉴스가 들릴수록 그것과 구별이 잘 안되도록 변형되어 가짜 뉴스를 믿게 만들 것입니다. 예수님이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이란 말을 콕집어 하신 것은 진짜 뉴스가 들려지면 해결될 일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유대인들을 지배하는 ‘그들의 아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만 해결된다는 점을 부각시키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영적 세력 아래에 있는 한 그들은 어떤 진실도 듣지 못할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진실과 거짓을 앞에 두고 분별하는 것이 겉으로는 좋아보이나 그것이 반드시 훌륭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진실과 거짓을 듣는 우리가 편향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으며 아무리 진실을 들려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기에 진실만 알려주면 다 해결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한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얼마나 많이 들었습니까? 하지만 그들 자체가 편향되었기에 진실한 말들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진실이 눈 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진리인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에게서 들은 것을 아무리 외쳐도 유대인들을 지배하는 실체인 ‘그들의 아비’가 그것을 가로막았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큰 비극인가요? 이것을 바울은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고후4:4)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약 예수님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인다면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진리인 예수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면 우리는 바른 길을 걷고 있음을 확신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