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6장56절-59절 “신비로운 연합” 2020년 12월 23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이 말씀은 예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셨느니라”

‘마음에 담아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에 간직할 정도로 귀할 때 우리는 이 말을 사용합니다. 사람을 마음에 담아둘 때에도 비슷합니다. 정말 힘들 때 도움을 준 사람을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물에서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은혜를 입으면 평생 그것을 잊지 못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란 예수님의 말씀은 매우 적절한 비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의 은혜를 온 마음과 온 몸으로 받았다는 뜻으로 이런 특혜를 받은 사람은 예수님을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한다’는 것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에 새겨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이 주신 은혜는 살과 피를 실제로 먹는 것처럼 강렬해서 도저히 그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은혜를 받았음에도 그것이 너무 희미해서 자꾸 잊어버린다고 변명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이렇듯이 그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행위로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깊이 새겨집니다.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한다’는 것은 신비로운 연합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우리 마음속에 들어오셔서 하나되는 놀라운 경험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논리로 설명해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실제로 연합하는 신비로운 체험입니다. 마치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듯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체험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때에 우리 안에 일어나는 신비로운 변화를 이보다 더 적절하고 강렬하게 묘사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단순히 문을 하나 통과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한 티켓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곧바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신비로운 연합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우리도 그의 안에 거하는 연합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믿음을 자꾸 천국 가는 티켓으로만 이해하거나 더 큰 복을 받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축소시키는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신비로운 연합을 더욱 깊이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과의 신비로운 연합이 가져다 줄 축복을 우리는 깊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57절에서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하심으로 그 축복의 내용을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너무도 명백한 말씀입니다.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것은 예수님 없는 삶은 더 이상 허락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이제부터 우리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그분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강제성을 띤 속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치 기계를 조종하듯이 우리가 예수님에게 속박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심으로 우리의 인격에 녹아져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분에게 순종하도록 이끄신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굴레가 아닌 축복입니다. 우리를 옭아매는 밧줄이 아니라 들에서 목자의 보호를 받으며 마음껏 뛰어다니는 자유로운 삶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과의 신비로운 연합을 체험했다면 우리는 이미 축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실제로 그 축복을 만끽하며 사는지를 날마다 점검해야 합니다. 혼자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에도 예수님과의 연합을 느낀다면 우리는 이 축복을 지금 체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날마다 주님과의 동행을 체험한다면 우리는 오늘도 예수님 안에서 승리의 삶을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