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6장32절-33절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 2020년 12월 10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모세가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떡을 준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참 떡을 주시나니 하나님의 떡은 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니라”

어떤 목사님이 가난한 이웃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천국과 지옥 이야기를 하면서 예수님을 믿고 천국에 가자고 하자 그 이웃은 매우 냉소적으로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천국이냐고 비웃었다고 합니다. 천국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조금이라도 혜택을 봐야 믿지 않겠냐는 그 이웃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도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가난과 싸워야 했던 시절이라 먹는 문제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단번에 해결하신 예수님을 알게 되었으니 사람들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만 곁에 있으면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없다는 생각을 그들은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습니다.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던 이스라엘 조상들처럼 자신들도 지금 여기서 예수님을 통해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에게서 바라던 것은 계속해서 떡을 제공받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시기 위해 “모세가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떡을 준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닙니다. 당시 유대인들도 모세가 떡을 준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만나를 떡으로 생각한 유대인들을 교정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는 ‘떡’의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만나’를 주신 것은 단순히 먹고 배부르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에게 주실 수 있음을 알리신 것입니다. 이제는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길이 열렸음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바라보아야 할 대상이 오직 하나님 뿐임을 ‘만나’를 통해 보여주신 것입니다. ‘만나’는 ‘떡’이 아니기에 “내 아버지께서 하늘로부터 참 떡을 주시나니”란 말씀도 먹고 배부를 음식이 아님을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떡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주시는 떡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33절, “하나님의 떡은 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니라.” 먹는 음식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세상에 주시는 ‘떡’의 실체입니다.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신 것은 먹는 ‘떡’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는 ‘생명’입니다. 이 생명의 근원은 땅이 아니라 하늘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 생명은 ‘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주어집니다. 하늘로부터 오는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이것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생명입니다. 땅에 속한 이들은 절대 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이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사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지금 여기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것이 바로 먹고 배부를 수 있는 ‘떡’입니다. 이것이 주어져야만 만족할 수 있는 존재가 이 땅의 사람들입니다. 이 떡을 먹으면서 생명을 이어갈 수 밖에 없기에 먹는 떡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깁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르면서도 먹고 배부를 수 있는 떡을 어떻게 더 많이 획득할 수 있는가에 매달립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 보다는 모든 이들이 추구하는 것을 예수님을 통해 얻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것의 결과로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생명일지라도 이 땅을 살아가는데 유익하지 않으면 가치없게 여깁니다. 이런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얻은 자로서 이제부터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먹고 배부를 수 있는 떡이 부족해도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땅을 사는데 유익한 것들이 부족해도 하나님이 주신 생명으로 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먹고 배부를 수 있는 떡이 아니라 우리를 영원히 살리는 생명으로 살아갈 때에 우리의 믿음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