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5장45절-47절 “모세를 믿었더라면” 2020년 11월 25일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발할까 생각하지 말라 너희를 고발하는 이가 있으니 곧 너희가 바라는 자 모세니라 모세를 믿었더라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 그러나 그의 글도 믿지 아니하거든 어찌 내 말을 믿겠느냐 하시니라”

옳은 일을 했음에도 비난을 들을 뿐 아니라 고발까지 당한다면 그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입니다. 예수님은 38년된 병자를 안식일에 치유했다는 이유로 당시 권력을 쥔 유대인들에게 박해를 받으셨습니다. 그 뿐 아니라 하나님을 친아버지라 부른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신성모독죄로 고발했고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예수님은 옳은 일을 하셨지만 유대인들에게는 그것이 불의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억울한 감정에 휘말리지 않으셨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한 분노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셨습니다. 차분하게 자기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풀어나가셨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유일한 아들이며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해 오셨음을 강력히 선포하셨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가장 신뢰하던 모세 이야기를 오늘 본문에서 꺼내십니다. 모세가 유대인들을 고발할 것이란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하십니다. 이것은 당시 유대인들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유대인에게 모세는 언제나 희망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이것을 본문45절에서 “너희가 바라는 자 모세”라고 하시면서 인정하셨습니다.

모세에 대한 유대인들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모세 오경이라 불려지는 책들이 있는데, 총 다섯 권이 있습니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그리고 신명기 등입니다. 그 중에서 출애굽기를 보면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모세의 모습이 나옵니다. 모세가 전한 율법의 기원이 하나님에게 있음을 강력히 증거하기에 모세는 유대인들에게 거의 성역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모세가 유대인들에게 언제나 희망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기에 모세가 유대인들을 하나님 앞에서 고발할 것이란 예수님의 말씀은 충격적인 선언입니다. 물론 유대인들은 이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았던 그들이기에 이 말 또한 귀담아듣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세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던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은 더 큰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것은 “모세를 믿었더라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란 말씀입니다. 모세가 예수님에 대해 기록했기에 모세를 믿었더라면 예수님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모세가 그의 글에서 예고한 메시야 이야기가 곧 예수님의 것임을 이렇게 밝히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곧 모세가 바라보던 메시야임을 인정한다면 모세가 예수님에 대하여 기록했다는 것은 지극히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모세를 믿은 것처럼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세가 예수님에 대하여 기록했기에 그의 글을 믿는다면 예수님께로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모세의 글과 예수님의 글을 동시에 읽고 있는 우리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모세와 예수님을 연결해서 읽지 않는다면 당시 유대인들처럼 엄청난 오류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모세의 율법은 예수님의 은혜를 내다보기 때문에 이 둘을 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안됩니다. 율법은 은혜 안에서 성취된 것이기에 예수님 안에서 모세의 율법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세의 율법은 행위 구원을, 예수님의 은혜는 믿음 구원을 말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모세는 율법으로 구원받으라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출애굽기는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로 율법이 주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약을 읽을 때마다 예수님의 시각으로 재조명해야 합니다. 특히 모세의 글인 율법은 예수님이 베푸신 구원의 은혜란 틀 속에서 읽혀져야 제대로 이해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지금도 모세의 율법을 통해 풍성한 은혜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