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4장28절-30절 “변화의 시작” 10/21/2020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하니 그들이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로 오더라”

사마리아 여인은 물을 길으러 대낮에 우물가를 찾았습니다. 동네 여인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 이 시간을 선택한 것입니다. 여인의 삶이 떳떳하지 못한 관계로 사람들을 피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시는 목마르지 않는 물이 있다고 하시자 여인은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라고 부탁을 했는데, 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물가를 찾았던 것임을 보여줍니다. 물 없이는 살 수가 없기에 물동이를 들고 우물가를 왔던 여인은 예상치 못하게 메시야라고 하는 유대인 남성을 만납니다. 그녀는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라고 할 정도로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메시야를 본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유대인 남성이 ‘내가 그 메시야’란 말을 했을 때 그녀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그 증거를 오늘 본문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메시야를 믿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여인이 확실히 보여주고 있기에 복음서 저자는 좀 더 상세히 이 장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물동이를 버려둔’ 것입니다. 물을 길으러 온 그녀에게 물동이는 가장 소중한 물건입니다. 이것이 없이는 우물가에서 물을 길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피하면 되지만 물동이가 없으면 물을 길을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그녀의 인생에서 물동이가 귀한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메시야를 만난 이후 물동이를 내팽개치듯이 버려둡니다. 가장 소중한 물건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녀의 다음 행동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들어가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동네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만나러 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기피의 대상인 동네 사람들을 이제는 자진해서 찾아갑니다. 사생활로 인해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가 싫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었던 그녀가 스스로 사람들을 찾아간 것입니다.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것에 개의치 않고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물동이를 버려두고 사람들을 찾아간 변화의 시작이 가능했던 것은 오직 하나 메시야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 메시야를 혼자만 알고 지금과 똑같이 살 수 있을텐데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메시야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 전체의 메시야이기 때문입니다.

행동의 변화가 시작된 그녀는 동네 사람들에게 메시야를 전합니다. 단순히 ‘내가 메시야를 만났다’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고 말합니다. 물론 상황적으로 이 말만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인의 말을 가장 잘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여인은 ‘메시야’를 전하면서 ‘내가 행한 모든 일’을 언급합니다. 자신의 과거의 삶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사생활 때문에 동네 여인들을 피했던 그녀가 이제는 ‘내가 행한 모든 일’을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메시야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열망에서 나온 것입니다. 메시야 앞에서 아무것도 숨길 수 없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와서 보라’고 초대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자기가 만났던 메시야를 보러 가자고 사람들을 독촉하고 있습니다. ‘와서 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인은 메시야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 외에 그 무엇도 그녀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없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부끄러운 사생활, 미움과 원망, 외로움과 비참함 등 개인의 삶을 옭아매던 모든 쇠사슬을 끊어내고 있습니다. 여인에게 일어난 변화의 시작은 이처럼 우리에게 도전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도 메시야를 만났다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가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듯이 우리도 이제는 변화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삶을 끊어내고 이제는 메시야를 만난 사람으로서 이 땅을 살아가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