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유대 땅으로 가서 가기 함께 유하시며 세례를 베푸시더라 요한도 살렘 가까운 애논에서 세례를 베푸니 거기 물이 많음이라 그러므로 사람들이 와서 세례를 받더라 요한이 아직 옥에 갇히지 아니하였더라 이에 요한의 제자 중에서 한 유대인과 더불어 정결예식에 대하여 변론이 되었더니 그들이 요한에게 가서 이르되 랍비여 선생님과 함께 요단 강 저편에서 있던 이 곧 선생님이 증언하시던 이가 세례를 베풀매 사람이 다 그에게로 가더이다 요한이 대답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에서 주신 바 아니면 사람이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느니라 내가 말한 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고 한 것을 증언할 자는 너희니라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였노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
‘선의의 경쟁’이란 말이 있습니다. 선한 뜻으로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 선한 뜻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됩니다. 경쟁심으로 인해 서로간에 오해가 생기고 그에 따라 선한 뜻도 바뀌게 됩니다. 뒤쳐지는 쪽에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지게 되고 상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생깁니다. 오늘 본문은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경쟁자로 생각하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을 불편하게 여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들이(요한의 제자들) 요한에게 가서 이르되 랍비여 선생님과 함께 요단 강 저편에 있던 이 곧 선생님이 증언하시던 이가 세례를 베풀매 사람이 다 그에게로 가더이다.” 감정 상태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요한의 제자들이 어떤 감정일지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다 그에게로 몰려 가는 것이 너무도 불편했던 것입니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인 시기심이 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싸움을 부추기는 이들의 활약이 들어 있습니다. 25절, “이에 요한의 제자 중에서 한 유대인과 더불어 정결예식에 대하여 변론이 되었더니”는 요한의 제자들이 그의 스승에게 사람들이 모두 다 예수님에게 몰려든다고 말한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어떤 유대인이 요한의 제자들을 충돌질했던 것입니다. ‘정결예식’이란 ‘물세례’를 의미합니다. 아마도 요한이 주는 세례보다 예수님이 주는 세례가 더 매력적이라는 말을 충돌질하던 유대인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듣고 요한의 제자들이 집단적으로 시기심과 분노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과 세례 요한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둘 다 서로를 경쟁 관계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을 따르는 제자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경쟁 관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요한의 제자들이 경쟁하는 마음을 밖으로 표출했고, 그것을 그의 스승에게 가감없이 드러냈던 것입니다. 과연 세례 요한의 반응은 어떠했을까요? 인간의 시기심은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한 개인의 시기심은 언제든지 집단적으로 번질 수가 있습니다. 집단화된 시기심은 하나의 막강한 힘이 되어 주변을 힘들게 할 수가 있습니다. 경쟁 상대를 없애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이러한 가능성을 뿌리부터 뽑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제자들이 경쟁심에 눈이 멀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28절, “내가 말한 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고 한 것을 증언할 자는 너희니라”를 보십시오. 자기 제자들의 시기심이란 불을 끄는 요한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너희가 시기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보내신 그리스도이시다. 나는 그를 위하여 존재하는 종에 불과할 뿐이다’는 요한의 말은 아주 강력합니다. 그는 신랑의 친구로서 느끼는 기쁨이 얼마나 큰 지를 그의 제자들에게 말하면서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겸손한 자세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한 것입니다. 자기 제자들에게 자신의 인격이 얼마나 고매한지를 탄복하도록 이렇게 말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그의 제자들에게 예수님과 자신은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관계임을 사실대로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 의식이 발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기심이 깊이 파고들어 우리의 마음을 삐뚤어지게 할 뿐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이유까지도 잊어버리게 만듭니다. 선한 경쟁이란 미명 하에 시기심을 조장하거나 방치하면 우리의 신앙은 무너지고 맙니다. 경쟁하려는 마음, 시기심에 불탄 마음을 진정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요한처럼 오직 예수님만이 흥하셔야 한다는 진리를 우리의 마음에 되새길 때 경쟁심과 시기심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자신을 살릴 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