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이 대답하되 선한 일로 말미암아 우리가 너를 돌로 치려는 것이 아니라 신성모독으로 인함이니 네가 사람이 되어 자칭 하나님이라 함이로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율법에 기록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
우리가 사는 시대의 눈으로 성경을 읽을 때 선뜻 이해가 안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문화의 눈으로 성경을 읽기 때문에 성경 시대의 독특한 상황에 감정 이입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성모독이란 죄목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 사회에서 이 죄목은 사형에 해당될 정도로 무거웠습니다. 신성모독이란 하나님을 모욕한다는 의미로서 이스라엘은 이 죄를 가장 무서워했습니다. 누군가 이 죄를 지으면 용서할 이유를 찾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본문을 본다면 유대인들이 왜 예수님을 죽이려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한 일로 말미암아 우리가 너를 돌로 치려는 것이 아니라 신성모독으로 인함이니 네가 사람이 되어 자칭 하나님이라 함이로라.” 신성모독이란 죄를 예수님이 저질렀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나옵니다. 자칭 하나님이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어떤 시각으로 보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단순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어떻게 반응하셨나요? 36절에서,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고 대응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됨을 유대인들은 신성모독으로 본 반면에 예수님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기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하나님 아들되심을 신성모독으로 볼 것이냐에 있어서 중요한 잣대는 무엇이냐면, 하나님의 아들이심이 진짜냐입니다. 예수님은 막무가내식으로 억지 주장을 펼치셨던 것이 아닙니다. 그는 매우 분명한 근거를 34절과 35절에서 제시하십니다. 이스라엘의 성경인 구약의 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의 아들되심을 강력히 외치셨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고 말씀하셨던 시편82:6을 인용하신 것입니다. 이 장면을 예수님은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으로 해석하시면서 논증을 이어가십니다. 핵심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다’는 대목입니다. 사람이 신이 되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면서 그런 죄목을 자신에게 덮어씌우려는 그들의 주장이 말이 안됨을 피력하셨습니다. 사람을 신이라 부를 정도인데 실제로 하나님의 아들인 자신이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신성모독으로 정죄했던 유대인들과 하나님의 아들이기에 신성모독일 수가 없다는 예수님의 첨예한 대립은 단순히 그 시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도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이러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사람으로만 인정하려는 입장은 다양한 옷을 입은채 역사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 쪽에서는 좀 더 세련된 말솜씨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계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신 친아들로서 생명의 길을 열어놓으신 유일한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우리가 믿기 때문에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인정해서 하나님의 아들로 불려진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분이기에 우리가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단순한 사람으로만 보려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의연하게 그분을 하나님의 아들로서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유일한 분으로 선포해야 합니다. 신성모독이란 죄를 지어 사형당한 예수님이 아니라 세상 죄를 지고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임을 우리는 누구에게나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하나님이 보내신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 이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는 오늘도 그분을 가장 위대한 분으로 여기면서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