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장 7절-8절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 2021년 12월 30일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님이시라 하니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리더라 다른 제자들은 육지에서 거리가 불과 오십 칸쯤 되므로 작은 배를 타고 물고기 든 그물을 끌고 와서”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던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그 다른 제자는 함께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밤새도록 한 마디도 잡지 못하고 빈 손으로 바닷가로 돌아왔습니다. 그 때 저 멀리 해변가에서 한 사람이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그물에 물고기가 너무 많아 들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을 이들은 경험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그 사람의 정체를 ‘주님이시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그냥 물어본 것이거나 절반의 의심을 품고 했던 말이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주님이심을 알고서 말한 것이었습니다. 이 때 베드로가 보인 반응은 그의 마음을 드러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본문을 보면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리더라”고 적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는 주님이시라고 베드로에게 말했을 뿐인데, 베드로는 즉각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는 최대한 빨리 주님에게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순간 아무 것도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음을 본문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의 행동을 다른 제자들의 것과 비교할 수가 있는데, 8절을 보면 “다른 제자들은 육지에서 거리가 불과 한 오십 칸쯤 되므로 작은 배를 타고 물고기를 든 그물을 끌고 와서”라고 적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닷가에 있다는 것을 배에 있던 제자들이 다 알게 되었지만 그들이 보인 반응은 서로 달랐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보인 반응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그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 들었는데 이것은 주님을 향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앞에서 두 번에 걸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게 와닿았는지 아무 것도 의식하지 않고 예수님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바다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이 때에 그의 마음 상태가 어떠했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신앙적으로 유익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아마도 빚진 마음이 가득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얼마 전의 일이 아직도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두 번이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대화를 하지 못했던 상태였습니다. 마음을 짓누르던 죄책감에서 헤어나올 방법을 찾지 못했던 그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예수님이 홀로 바닷가에 서 계신 것을 보고서 무작정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다른 제자들보다 먼저 예수님에게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평소에 많이 했을 것이지만 이 순간에는 오직 하나, 예수님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마음이 행동으로 그대로 드러났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멀리서 베드로의 행동을 보고 계셨을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베드로의 돌발적인 행동은 예수님의 눈에 금방 들어왔을 것입니다. 그가 왜 그렇게 했는지를 누구보다도 예수님이 제일 잘 아셨을 것입니다. 베드로와 개인적인 만남을 갖기도 전에 그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를 예수님은 그의 행동을 보면서 아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향한 마음이 진실해지면 행동이 달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마음 따로 행동 따로 식으로 분리해서 우리는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진실한 마음은 행동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제자들과 달리 베드로는 특별히 예수님에 대한 마음이 남달랐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제자들과는 너무도 다르게 행동했던 것입니다. 이와같이 주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남다르다면 행동 또한 뭔가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냐는 것은 각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은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이처럼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