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0장 17절 “부활과 승천은 분리될 수가 없습니다” 2021년 12월 13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붙들지 말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아니하였노라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이르되 내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하라 하시니”

막달라 마리아에게 자신의 부활을 나타내신 예수님은 매우 중요한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내가 부활했음을 알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승천 이야기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께로 올라간다는 것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장차 이루어질 일에 대한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고 하셨던 것을 볼 때에 곧 그 일이 일어날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승천 이야기가 부활의 확실성을 보증한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로 올라간다는 것은 예수님이 살아났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부활한 후 계속해서 지상에 머물지 않을 것을 승천 이야기를 통해 드러내셨습니다. 부활의 확실성과 더불어 부활의 몸으로 살아야 할 곳은 지상이 아님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부활의 몸으로 지상에서는 일시적으로 머물 것임을 드러내시면서 제자들에게 부활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하신 것입니다. 부활과 그 이후 삶에 대해 제자들은 장차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부활의 몸으로 왜 지금의 세상에서는 살 수 없는지를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폭넓은 시각을 갖도록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서 부활과 승천 이야기를 긴밀하게 연결시키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확실성과 함께 승천 이야기는 마리아와 제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부활하셨고 곧 승천하실 예수님을 목격하게 됨으로 그들은 그 의미를 더욱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깨달음이 장차 초대 교회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초대 교회 형성 과정에서 이들의 증언은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할 것입니다. 실제로 베드로가 전한 설교가 사도행전에 나오는데 그 내용을 보면 부활과 승천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부활과 승천은 절대 분리될 수가 없는 관계임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부활의 몸으로 승천을 하게 된 예수님이 하나님과 함께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초대 교회 성도들에게는 미래 희망이 되었고 현실의 모든 아픔과 고난을 이기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부활만 하신 것이 아니라 승천을 하심으로 부활의 몸으로 어디서 어떻게 지내게 될 지에 대한 꿈을 교회로 하여금 꾸게 하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이라고 하셨고 제자들을 ‘내 형제들’이라고 하셨던 것은 예수님이 겪은 부활과 승천이 제자들뿐 아니라 교회에 허락될 것임을 보여준 결정적인 표현임을 놓치면 안됩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은 제자들을 통해 교회와 세상에 알려야 하는 최고의 소식인 것입니다.

우리는 지상의 삶에 연연하면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놓고 매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믿는 사람이 된다면 이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의 삶 자체에 모든 것을 걸었던 관점들에 균열이 생깁니다. 죽음 이후 부활이 있을 것이며 부활의 몸으로 살아야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시각이 생기면서 지금의 세상을 보는 눈에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부활과 승천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안목이 생기게 됩니다. 바울은 이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사람입니다. 부활의 예수님을 만난 이후 그는 예수님과 영원히 함께 사는 꿈을 항상 꾸면서 살아갔습니다. 부활의 몸으로 새로운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가게 될 날을 고대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의 삶을 대충 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진지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어찌 바울에게만 허락된 것이겠습니까? 이는 모든 신앙인들이 누려야 할 삶의 축복입니다. 이 축복을 우리가 가진 자로서 살아간다면 이 땅에서의 삶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