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0장 14절 “보았으나 알지 못하더라” 2021년 12월 9일

“이 말을 하고 뒤로 돌이켜 예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으나 예수이신 줄은 알지 못하더라”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한 막달라 마리아는 망연자실한 상태로 그저 울기만 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스러운 상태로 비어 있는 무덤 안을 들여다 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두 사람이 무덤 안에 있는 것을 보게 된 그녀는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예수님의 시체가 없어진 것만을 염려했습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의 뒤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몸을 돌려보았습니다.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본문은 “예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으나 예수이신 줄 알지 못하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그녀는 왜 예수님을 알아보지를 못했는가란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예수님의 얼굴이 바뀌어서였을까요? 전에 보았던 얼굴이 아니라서 그녀가 알아보지 못했던 것일까요? 혹은 예수님은 이미 죽었기에 다시 살아나 자신 앞에 나타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분인 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었을까요? 비슷한 얼굴이란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절대 예수님일리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보고도 알아보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예수님의 시체가 없어진 것으로 인해 정신이 하나도 없던 그녀의 눈에 예수님이 보였어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죽은 자가 살아나 눈 앞에 나타난다고 하면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보고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죽은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사람이라면 더욱 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무덤 안에 안치된 것 또한 직접 보았습니다. 그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기에 안식 후 첫 날 새벽에 가장 먼저 그 곳을 찾았던 것입니다. 그녀에게 예수님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눈 앞에 예수와 비슷한 사람이 서 있음을 보았다고 해서 예수님이라고 쉽게 알아볼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본문은 의도적으로 예수님을 보았으나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리아의 마음에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일 것이란 믿음 자체가 없었음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 예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날 것을 예고하셨어도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그녀가 직면한 영적인 상태였습니다. 부활을 믿지 못하고 있었기에 다시 살아난 예수님을 두 눈으로 보았어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활하셨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실제적인 문제였음을 본문이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뒤에 가서 그녀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됩니다. 예수님과 대화를 하면서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두 눈으로 보고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신앙 생활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고 믿는 과정입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하셨던 일을 읽으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무슨 일을 하셨는지를 보게 됩니다. 또한 일상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 삶에서 진짜 역사하시는 것을 봄에도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할 때가 많습니다. 진정 하나님이 하셨는가에 대해 자꾸 의심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하셨다는 확신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의심의 폭만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우리가 처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께서 살아나셔서 마리아의 눈 앞에 나타나셨음에도 부활을 믿지 못해서 그인 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부활에 대한 의심이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들 소용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신앙도 의심이라는 먹구름에 휩싸여 하나님이 하신 일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