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9장 35절 “믿을 수 있는 증언” 2021년 11월 25일

“이를 본 자가 증언하였으니 그 증언이 참이라 그가 자기의 말하는 것이 참인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
예수님은 가룟 유다의 배신으로 로마 군인에게 붙잡혀 빌라도 법정에 서게 되었고 사형을 언도받아 십자가에 처형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세세한 이야기들을 자기만의 색깔로 그려낸 것을 우리는 요한복음서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있을 당시 그 옆에서 지켜보던 여인들과 사랑하시는 제자 이야기는 이 복음서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시각입니다. 그 제자가 누구였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그의 증언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도 “이를 본 자가 증언하였으니”라면서 그 사랑하시는 제자가 십자가 사건을 직접 눈으로 보았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가 무엇을 보았느냐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그것의 확실함입니다. 예수님은 기절하셨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죽으셨다는 점을 ‘이를 본 자가 증언’하고 있다는 것으로 강화시킨 것입니다. 증언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 증언이 참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증언했다는 객관적인 사실과 그 증언이 참이라는 주관적인 확신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목격한 자로서 증언했고 그 증언의 진실성을 강조한 것을 볼 때에 증언하는 내용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본문은 이에 대해 한 번 더 “그가 자기의 말하는 것이 참인줄 알고”라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본 자로서 증언했고 그 증언이 참되며 자기가 말하는 것이 참인줄 스스로 알았다고 하면서 증언자의 진실성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시는 제자의 증언이 교회 공동체에 너무도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그 사랑하시는 제자가 이 요한복음서를 쓴 사도 요한이라 말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가장 크게 받았고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켰던 증언자였던 것입니다. 자신의 증언이 얼마나 참된 것인지를 오늘 본문에서 강조하면서 자신을 객관화시켜 더욱 더 자신의 증언의 진실함을 부각시키려 했습니다. 소문을 들은 자로서 증언한 것이 아니라 본 자로서 증언했기에 이를 훼손하거나 왜곡시키는 어떤 시도와도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요? 본문에서 저자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는 말로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드러냈습니다. 그의 증언을 듣는 이들이 그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의 증언의 진실함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보았고 그것을 이렇게 하나의 글로 기록한 것을 후대의 사람들이 듣고 읽으면서 믿음의 반응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목격자로서 이것을 쓴 저자의 심정은 자신의 말을 믿어달라는 개인적인 호소가 아니라 자신이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믿고 따르도록 하려는 간절함이었습니다. 참된 증언자로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의 사실성을 객관적으로 남긴 글이지만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믿음으로 반응해야만 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객관적인 일을 기록했다면 그것을 읽고 이해하면 될 일인데도 독자로 하여금 믿게 하려 한다고 밝힌 것을 볼 때에 이것이 단순한 정보 차원이 아니라 신앙 문제임을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
증언자의 진실함을 강조하면서 믿을 수 있는 증언을 하고 있음을 독자에게 호소하는 것은 믿음의 반응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고 수긍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를 믿음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증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도록 하려는 본문 저자의 열정을 우리는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증언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는 저자의 열정이 우리 안으로 들어와 예수님의 증언자로서 세상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믿는다면 이제부터 그분의 증언자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본문의 증언자처럼 우리도 ‘본 것을 증언하였으니 그 증언이 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정에 사로잡혀 있어야 합니다. 이 열정이 우리로 더욱 더 예수님의 증언자로 서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