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8장 19절-21절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다” 2021년 10월 26일

“대제사장이 예수에게 그의 제자들과 그의 교훈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였노라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항상 가르쳤고 은밀하게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아니하였거늘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자들에게 물어 보라 그들이 내가 하던 말을 아느니라”

예수를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몄던 대제사장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를 취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없는 죄까지도 만들어 사형시킬 목적을 갖고 있던 그들은 어떻게든 근거를 찾고자 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대제사장인 안나스가 그 근거를 찾아내기 위해 예수님에게 질문을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의 제자들과 그의 교훈’에 대하여 물었다고 하는데, 지적인 호기심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의도를 정확히 아셨기에 “내가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였도다”라고 하면서 이 자리에서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예수님이 한 말을 알고 싶다면 대제사장은 얼마든지 다른 이들로부터 들을 수가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항상 가르쳤고 은밀하게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아니하였거늘”에서 이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을 하신 후에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고 질문하신 것은 대제사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음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지금 함정을 파놓고 예수의 입에서 무슨 말이든 나오면 트집을 잡아 옭아매려는 대제사장의 속내를 들춰낸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억울한 마음에 자신이 틀리지 않음을 주장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그런 방어는 아무 소용이 없었기에 ‘왜 나에게 묻느냐’고 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가르침이 당시 유대 사회에 널리 퍼져나갔음을 아셨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자에게 물어 보라 그들이 내가 하던 말을 아느니라”고 하실 정도로 그의 교훈은 유명해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교훈에 영향을 받았고 그를 추종할 정도로 그의 메시지는 강력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려워했던 종교지도자들은 어떻게든 그의 교훈이 확장되는 것을 막으려 했고, 이번에 완전히 그를 제거하려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계략을 아셨지만 순순히 붙잡히셨고 그들 앞에서도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드러내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당당하더라도 이 함정에서 빠져나가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서 예수님이 빠져나가려고 하지도 않으셨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기꺼이 그들의 계략에 빠지셨고 그 속에서 여유를 보이셨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예수님의 교훈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내가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노라”는 것과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항상 가르쳤고”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교훈에 흠집을 내려는 종교 지도자들의 음흉한 계략은 성공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에게 신성 모독죄를 뒤집어 씌웠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이로 말미암아 더욱 예수를 죽이고자 하니 이는 안식일을 범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친아버지라 하여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요5:18)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금도 세상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르침을 거절하는 이들 또한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그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아 사회에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로막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여전히 교회를 통해 세상에 들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해야 할 일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모든 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전달할 책임이 교회에 있습니다. 아무리 이 가르침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교회는 이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예수님이 가르치셨던 것처럼 우리도 세상 어디에 있든지 드러내 놓고 그의 가르침을 자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하여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