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7장 22절-23절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 2021년 10월 13일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서로간에 어떤 관계를 형성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일 수가 있습니다. 복음서에 나온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서로 분열하고 대립하고 격렬하게 싸웠다는 흔적이 뚜렷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 다음 자리를 차지하려는 그들의 욕망을 보면 관계가 썩 좋지 않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서로 비난하고 정죄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하던 일들도 달랐으며 개성도 뚜렷하여 의견 충돌이나 개인 감정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이런 그들을 남겨두고 떠나야 했던 예수님의 마음은 복잡했을 것입니다. 이들이 과연 예수님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세상에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권면과 함께 ‘서로 하나가 되라’는 당부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13:35)는 말씀은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오늘 본문에 나오듯이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란 말씀에서 우리는 제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를 보게 됩니다. 하나됨은 사랑만큼이나 중요한 신앙 가치임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요17:11)란 기도를 하셨는데, 이는 하나됨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와 같이’란 기준에 맞춰져야만 진정한 하나됨이 제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제자들의 의기투합이나 양보로 하나됨이 이루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수님이 의도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는 목적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들이 이루어야 할 하나됨은 철저히 예수님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어야함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그들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 안에 있는 자로서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은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라고 하실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셨습니다. 이 일은 성령의 오심으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제자들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삼위 하나님이 움직이셨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나됨을 이루려 하신 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에 있습니다. 제자들의 하나됨이 세상에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하나됨의 파워가 아니라 삼위 하나님의 존재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그들의 하나됨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경쟁과 분열, 미움과 배척으로 점철된 교회를 통해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으심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원수까지 품으라 하시고, 손해를 감수하고 희생을 감당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싸우고 분열하면 하나님의 이름이 모욕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서로 하나됨을 이루면 하나님의 위엄이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에 교회가 그동안에 보여왔던 수많은 분열과 증오, 배척과 이기심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서로 싸운다고 하지만 상대방을 밀어내고 자기 영역을 만들려는 욕망이 표출된 것일 수 있습니다. 진리를 위해 싸운다고 하지만 그 안에 이기심이 자리잡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정당성도 얻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서로 하나가 되게 하시려는 우리 주님의 열망을 우리는 마음에 새겨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하나가 됨으로 주님의 영광을 세상에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