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7장 14절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2021년 10월 6일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인간의 감정은 복잡합니다. 서로 다른 감정이 교차할 때에는 어떤 것이 진짜인지 분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음에도 우리의 감정 안에서는 공존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랑하는 감정이 동시에 생길 수가 있지만 그것을 들여다보면 나름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유 없이 밉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미워하거나 미움을 받을 때 ‘왜’란 질문을 던지면서 그 이유를 알고자 합니다. 원인을 안다고 해서 미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생각을 하면서 살기에 ‘왜’란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미움을 받는 제자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셨는데 오늘 본문을 보면,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란 말씀에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세상이 제자들을 미워하는 이유는 그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가르치신 것으로 인해 세상의 미움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이 아버지의 말씀을 싫어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제자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받아들이자 그들까지도 미워했던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세상의 미움을 받지 않았다는 추론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자들이 세상의 미움을 받은 직접적인 원인은 아버지의 말씀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세상은 무슨 이유로 아버지의 말씀을 그렇게도 싫어할까요? 그 내용이 세상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수님은 성령이 오셔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요16:8)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는 아버지의 말씀이 세상을 책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버지의 말씀에 의해 책망을 들으니 반감이 생겨 미움의 감정이 폭발한 것입니다. 이는 사람에게 미움의 감정이 생길 때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미움의 원인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기도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고 하셨는데, 세상과 이질적인 관계에 놓인 예수님과 제자들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미움을 받는 또 다른 이유로 제시된 것입니다. 세상은 예수님을 통해 전달된 아버지의 말씀에서 이질감을 느꼈던 것입니다. 또한 제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말씀을 들으면서도 동일한 이질감을 감지한 것입니다. 이런 이질감을 세상은 너무도 싫어해서 배척한 것입니다.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고 세상은 판단을 내려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예수님을 통해 제자들에게 들려졌고, 그들이 이 말씀을 세상에 전하자 이질감에 치를 떤 세상은 그것을 철저히 배척해버린 것입니다. 세상의 미움을 제자들이 받게 된 진정한 원인이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있는 한 세상은 제자들을 미워할 것입니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도 해당되는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세상은 그들을 미워할 것입니다. 자기 편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세상은 그들을 미워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에 세상이 왜 그렇게도 싫어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얻어야 합니다. 세상은 그 말씀이 자신의 것과 너무도 이질적이란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그렇게도 싫어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 살지만 세상이 싫어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이들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세상과 계속해서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새롭게 나타날 것이기에 소망을 품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