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6장 32절 “혼자가 아님을” 2021년 9월 20일

“보라 너희가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

예수님은 제자들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아시고 여러 가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가르침은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그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으며 아버지 하나님이 어떻게 그들을 돌보시는지, 성령이 오셔서 어떤 식으로 그들을 위해 사역을 하실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다 그의 사랑이 어느 정도로 크고 깊은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는 길은 인간적으로 볼 때에 외롭고 힘든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외로운 여정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요13:36)라는 말을 하실 정도로 철저히 혼자만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얼마든지 따를 수 있는데 자꾸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에 서운한 감정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들이 이런 감정을 느낄 정도로 예수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어디를 가든지 함께 했으며 무엇을 하든지 가장 먼저 눈으로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렸던 제자들이었습니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요15:27)라고 말하신 것처럼 예수님도 그 점을 인정하셨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오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보라 너희가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고 예수님은 직접적으로 표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홀로 가야만 하는 순간이 오고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길입니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서 홀로 감당해야 할 죽음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이 땅에 오신 이유였고 사명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그를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이었습니다. 아무도 이 사명에 힘을 보태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홀로 짊어져야 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하나의 사실을 예수님은 언급하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 제자들은 그를 혼자 두고 흩어질 것이지만 오직 한 분만은 끝까지 그와 함께 하실 것이란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아버지 하나님만은 예수님을 홀로 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앞으로 행할 배신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도드라지게 하려는 의도에서 말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믿을 수가 없고 오직 하나님만 믿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신 것도 아닙니다. 물론 사람들은 배신할 수가 있으며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힐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이런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삶의 영역이 있는데 그 순간에도 하나님만은 함께 하실 수 있음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압니다. 가족과 친구, 회사 동료, 지인 등을 통해 위로를 받으며 새로운 힘을 내기도 합니다. 물론 배신을 당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모든 관계를 끊고 혼자서만 살아갈 수가 없음을 잘 압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죽음의 순간입니다. 철저히 혼자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입니다. 누가 대신해 줄 수가 없으며 나눠질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약속이 허락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와의 동행입니다. 예수님이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 고백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허락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는 영원토록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하나님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이 부분에서 확인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지탱해주던 모든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가장 외롭고 비참한 순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 놀라운 축복을 허락받은 우리이기에 가장 어려운 순간이 와도 능히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