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6장 3절-4절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2021년 8월 30일

“그들이 이런 일을 할 것은 아버지와 나를 알지 못함이라 오직 너희에게 이 말을 한 것은 너희로 그 때를 당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한 이것을 기억나게 하려 함이요 처음부터 이 말을 하지 아니한 것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음이라”

예수님이 활동하시는 동안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지만 멸시와 박해 또한 그에게 쏟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던 종교 지도자들의 집요한 공격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그에게 쏟아졌던 폭력이 제자들에게 닥칠 것을 아신 주님은 그들에게 가감없이 이 사실을 알리셨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이를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을 박해하는 일이 곧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한 열심이 유대인들로 하여금 이렇게 폭력을 행하게 했다는 사실을 예수님은 잘 알고 계셨습니다. 2절,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하리라”는 예수님의 언급이 이것을 뒤받침해줍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요?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기에 그들의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일까요? 하나님도 이들의 폭력을 옳다고 인정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본문 3절, “그들이 이런 일을 할 것은 아버지와 나를 알지 못함이라”고 예수님은 정확히 진단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차원에서 폭력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정말 알았다면 이렇게 예수와 그의 제자들에게 폭력을 행할 수가 없음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한 것이란 유대인들의 명분은 아무런 근거도 없을 뿐더러 그들의 단순한 종교적 열심 또는 고집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직 너희에게 이 말을 한 것은 너희로 그 때를 당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한 이것을 기억나게 하려 함이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을 출교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의 열심이 하나님과 아무 관계가 없음을 명심하라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유대인들이 교회를 얼마나 억압했는지를 볼 수가 있는데, 그것이 마치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인양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시켰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사도 바울입니다. 그가 개종하기에 앞서 교회를 얼마나 박해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옳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활의 주님을 만난 이후에 자신의 모든 행위가 하나님과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근거로 그는 당시 유대인들의 신앙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10:2-3). 이는 당시 유대인들의 신앙의 민낯을 드러내는 뼈아픈 지적입니다. 그들의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 정작 하나님이 아닌 자기 의를 드러내는 것이라니 이보다 더 날카로운 지적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교회에도 적용되는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일을 배웁니다. 하나님을 위한 열정을 키우라는 메시지를 듣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자기 의를 드러내기 위함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명분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기를 위한 것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올바른 하나님 섬김인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의 그릇된 신앙 열정을 교회가 그대로 답습한다면 이보다 더 큰 비극은 없을 것입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위해 박해를 받았는데, 누군가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박해한다면 유대인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열심을 냉철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 누구를 위한 열심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위한다면 그의 뜻에 맞추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을 향한 열심이 더욱 빛나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올바른 방식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