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6장 16절-19절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2021년 9월 8일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니 제자 중에서 서로 말하되 우리에게 말씀하신 바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며 또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하신 것이 무슨 말씀이냐 하고 또 말하되 조금 있으면이라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이냐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지 못하노라 하거늘 예수께서 그 묻고자 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내 말이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므로 서로 문의하느냐”

성경을 읽을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맥입니다. 문맥이란 앞뒤 상황을 뜻합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을 이해할 때에 앞뒤 상황을 고려해야만 제대로 알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인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고 하신 것도 앞뒤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현만 다를 뿐 비슷한 의미로 말씀하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는 요14:19에서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에서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는 말은 요14:19에서 “너희는 나를 보리니”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제자들 곁을 떠날 것을 예고하시면서 “지금 내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가는데”(요16:5)라고 하셨는데 이는 그들이 물리적으로 예수님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성령이 오시면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요16:14)는 말씀을 통해서 그를 다시 볼 수 있음을 예고하셨습니다. 이렇듯이 앞뒤를 고려해서 이해하면 많은 부분에서 의문이 풀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마치 들은 것을 다 까먹은 것처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자 중에서 서로 말하되 우리에게 말씀하신 바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며 또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하신 것이 무슨 말씀이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반문은 “또 말하되 조금 있으면이라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이냐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지 못하노라”로 거듭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답답함을 표출한 것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짜증이 섞인 말투임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수수께끼같은 말씀을 하신 것처럼 들릴 때가 있습니다. 앞뒤 맥락에서 해석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예수님이 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무슨 말씀이냐’라고 여러 번에 걸쳐 반문하면서 못알아듣겠다고 투정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 상태를 아시고 이런 말씀으로 대응하셨습니다. “내 말이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므로 서로 문의하느냐.” 여기서 ‘서로 문의하느냐’란 서로 질문을 주고 받은 상황에 대한 언급인데 그들에게서 어떤 해답도 나오지 못할 것을 아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알아듣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끼리 서로 의논한들 명확한 답이 나올 수가 없음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나중에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됩니다.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면서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가 성령으로 예수님을 알게 된다는 의미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물리적으로 볼 수는 없어도 그를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벧전1:8)란 말을 했는데, 예수님이 말씀하신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육안으로는 보지 못해도 예수님을 영적으로 보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체험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살아가면서 더욱 깊이 깨닫게 됩니다.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는 진짜 예수님을 보면서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또한 바울처럼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빌1:23)임을 실감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셔셔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자신있게 외칠 수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