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6장 12절-15절 “진리의 무게를 감당하려면” 2021년 9월 7일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하였노라”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보호를 받고 싶지 않아 멀리 떠나버리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물론 성인이 되고 나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된 생활을 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녀들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는 어떠할까요? 예수님의 그늘에서 보호를 받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게 되면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이 건강한 신앙인의 모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앙은 끝까지 예수님의 보호를 받아야만 성장할 수가 있고 건강한 신앙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물리적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의 보호를 받으며 살 수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예수님은 많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대부분은 성령의 임재에 대한 것입니다. 성령이 오시면 무슨 일을 하실 것이며 어떤 일이 제자들의 삶에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란 메시지를 들을 수가 있습니다. ‘진리의 성령’이란 표현은 예수님이 여러 번에 걸쳐 하셨는데, 여기서는 ‘인도하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보지 못하나니”(요14:17)와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언하실 것이요”(요15:26)와 비교해 볼 때에 어떤 면이 다른지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성령이 오시면 제자들을 인도하실 것입니다. ‘인도하심’이란 ‘안내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여행지에서 관광객을 이끌고 여기 저기 구경시켜주는 것 이상을 뜻합니다.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성령의 사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진리를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쉬지 않고 안내하시는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성령은 철저히 진리 가운데로 제자들을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에서 알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것을 알리는 것이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는 실제적인 의미입니다. 성령은 제자들을 예수님에게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도록 성령이 구체적으로 이끄신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성령이 하시는 일이 예수님과 조금도 충돌되지 않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떠할까요?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하였노라”에서 볼 수 있듯이 성령은 철저히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된 사역을 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삼위 하나님은 단순한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하나됨으로 사역을 하시는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은 삼위 하나님의 완벽한 하모니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아름다운 사역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은 진리의 무게를 가볍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우리 대신에 진리의 무게를 짊어지신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 삶 전체가 진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보호하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진리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성령을 더욱 더 의지해야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신앙 생활을 해나간다면 이보다 더 복된 삶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성령은 철저히 우리를 예수님에게로 이끈다는 점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하시는 성령의 사역을 우리는 항상 마음에 깊이 새겨두어야 합니다. 우리로 예수의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오늘도 인도하시는 성령을 더욱 의지하는 것이 진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가장 바른 방식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