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5장 6절,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2021년 8월 11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서로간에 신뢰가 깊더라도 금이 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 말을 되뇌이면서 상대에 대한 불쾌감이 급속도로 커지게 됩니다. 이를 막을 방법이 없을 정도로 신뢰에 금이 가는 일은 무서운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제자들에게 이와 비슷한 말을 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과의 관계에 금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도 “너희가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으로 시작을 합니다. 이는 이미 앞에서 언급한 말이기도 합니다. 2절,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와 4절,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말로, 5절을 보면,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내용은 예수님과의 관계를 깨뜨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떠나지 말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을 떠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두려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그 내용은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른다’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가지의 처지를 묘사한 것으로 유대인들에게는 친숙한 장면입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산상수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는 말씀입니다. ‘밖에 버려져’란 표현은 맛이 없는 소금이나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가지가 어떤 대접을 받게 되는지를 말해줍니다. 사람들에게 밟히거나 불에 던져지는 것을 볼 때에 그 비참함이 어떠할지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가지가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은 나무에 붙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예수님과의 신뢰 관계가 끊어지게 되면 제자들은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 경고는 단순한 협박이거나 상대를 겁주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상대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고 그 경고가 얼마나 실제적인지를 이해할 수가 있기에 주어진 것입니다. 예수님과 신뢰 관계를 형성한 제자들에게 들려진 것을 볼 때에 이런 예상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 경고를 들은 제자들은 ‘절대 버려지는 가지가 되지 말자’는 결심을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 거하지 않으면 그들의 신세가 얼마나 비참해지는지를 충분히 이해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에게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를 신뢰하지 않으면 그들이 얼마나 엉망이 되는지를 깊이 깨닫게 하려고 이런 경고가 주어진 것입니다. 이는 불에 던져지는 가지처럼 되면 안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해줍니다.

예수님 안에 거하지 않으면 불에 던져지는 가지들처럼 된다는 이 메시지에 우리가 얼마나 깊이 반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이는 이러한 무서운 경고보다는 예수 안에 거하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냐고 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경고의 메시지는 신앙 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안전 운전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심각한 일을 당할 수 있는지를 광고로 보여주듯이 예수님 안에 거하지 않으면 불행할 수 밖에 없음을 이렇게 불에 던져지는 가지에 비교함으로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불편하게 할지라도 이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일이 우리 삶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안에 거하다가 무슨 사건으로 인해 실망한 나머지 밖으로 나가 세상에 물들어 사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예수님 안에 거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채찍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밖에 버려져 불에 살라지는 가지들처럼 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을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신앙은 더욱 건강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