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와서 그들에게 말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죄가 없었으려니와 지금은 그 죄를 핑계할 수 없느니라 나를 미워하는 자는 또 내 아버지를 미워하느니라 내가 아무도 못한 일을 그들 중에서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들에게 죄가 없었으려니와 지금은 그들이 나와 내 아버지를 보았고 또 미워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율법에 기록된바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 한 말을 응하게 하려 함이라”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예수님은 견디기 힘든 폭력에 시달릴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제자들이 감당해야 할 세상의 폭력은 사도행전과 교회사를 통해 생생히 증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잘못해서 그런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 아님을 예수님은 강조하셨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것이기에 그런 수모를 겪는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미움이 궁극적으로는 예수님과 그를 보내신 하나님을 향한 것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것에 대해 “그들이 나와 내 아버지를 보았고 또 미워하였도다”고 증언하셨습니다. 세상이 제자들을 미워하고 폭력을 가한 것은 예수님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은 왜 이렇게 예수님을 미워할까요? 예수님은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는 구약 시편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답을 하셨습니다. 세상이 예수님을 미워한 근거는 ‘이유 없음’으로 판결난 것입니다.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하다니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미워하는 당사자의 문제임을 놓치면 안됩니다. 미움을 받는 예수님에게서 원인을 찾으면 안됩니다. 그를 미워하는 세상 자체에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죄가 무엇인지를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설명하셨습니다. “내가 와서 그들에게 말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죄가 없었으려니와 지금은 그 죄를 핑계할 수 없느니라”와 “내가 아무도 못한 일을 그들 중에서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들에게 죄가 없었으려니와”란 말은 세상이 짓는 죄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죄가 철저히 예수님과 관련되어 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라고 보내신 분이십니다.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함이 아닌 영생을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렇다면 세상은 예수님을 반갑게 맞이할 뿐만 아니라 열렬히 응원해야 할 입장입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예수님을 미워했고 그에게 심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폭로하셨고 그들이 어떤 핑계도 댈 수 없을 것임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과 행동을 통해 세상의 죄가 드러났는데 이것을 가릴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 죄를 핑계할 수 없을’ 정도로 예수님 앞에서 본래의 추악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세상은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오신 분을 향해 미움과 폭력을 가했던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나를 미워하는 자는 또 내 아버지를 미워하느니라”는 말씀을 통해 당시 유대인들이 갖고 있었던 잘못된 생각을 들춰내셨습니다. 예수님을 미워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위한 것이란 그릇된 생각을 폭로하신 것입니다. 마치 예수님과 하나님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꾸미려는 유대인들의 사악한 죄를 백일하에 드러내셨던 것입니다. 세상의 죄가 예수님을 거절하는 모습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상의 죄를 없애기 위해 오셨는데 그를 거절한다면 그 죄를 해결할 방법은 아예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을 거절한 세상의 죄는 핑계댈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예수님이 말과 행동으로 그 죄를 드러냈지만 그는 거절당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상이 짊어져야 할 죄의 무게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안에 들어간 이들은 그 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죄의 용서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입니다. 이 용서가 지금도 세상을 향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세상이 자기 죄를 핑계댈 수가 없지만 예수님 안으로 들어오면 그 죄가 벗겨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구원의 실체입니다. 예수님은 당시 사회를 향해 죄를 벗어버릴수 있는 유일한 길을 알려주셨듯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든지 예수님 안으로 들어와야만 핑계댈 수 없는 죄일지라도 용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 복음을 교회는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