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5장 18절-19절 “세상이 너희를 미워해도” 2021년 8월 23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시안 혐오증이 심해져서 길을 가다가 이유도 없이 아시아인을 공격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온 세상을 고통스럽게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중국에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시안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아님에도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아시아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특정 인종을 향한 범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어도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듯이 미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에게 세상으로부터 오는 미움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는 말은 그들이 당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또한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 자신이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를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받았던 미움을 제자들이 앞으로 받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이렇게 미리 알리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이 받을 미움이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님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미움받는 것을 억울해하거나 무조건 피하려고만 해서는 안됨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기에 미움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에서 우리는 이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한다’는 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속한 것이 무엇인지를 절묘하게 그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 귀한 줄을 안다는 속담을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자기의 것을 무조건적으로 아끼고 사랑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대의 상황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차갑게 대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세상은 자기의 것이 아닌 대상에는 미움이란 포탄을 투하합니다. 마치 전쟁터에서 적의 포탄이 터지듯이 세상은 자기 것이 아닌 것들에 대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점을 명심할 것을 당부하신 것입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을 보면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를 실감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세상의 미움이 얼마나 살벌하고 폭압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예상해야 하는 십자가의 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교회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자로서 우리는 의기소침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미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를 놓고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먼저 미움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가 예수님에게 속한 자로서 살아가기에 세상의 미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의 소속감을 강화시켜 줄 뿐 아니라 세상에 속하지 않은 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바울은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빌3:20)란 말로 이점을 잘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하늘에 속한 이들로서 더 이상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임을 드러내줍니다. 세상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을 자기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괴롭힐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예측해야 합니다. 세상의 미움을 받게 되어 괴롭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자로서 이 땅을 살아가기에 기뻐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으로부터 오는 미움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좋은 처방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어떤 미움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예수님에게 속한 자로서 당당히 살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