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5장 14절-15절 “명하는 대로 행하면” 2021년 8월 19일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예수님은 제자들이 사랑의 공동체를 형성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명령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제자들이 얼마나 이 명령을 따라 서로 사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예수님은 이 명령을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것을 그들에게 요청하시면서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이 명령을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이란 말은 단순한 조건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명령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그의 명령 앞에서 제자들은 다른 핑계를 대면 안됩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 명령을 빗겨갈 수가 없습니다. 이는 그의 명령이 제자들의 삶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칠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그의 명령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을 ‘나의 친구’라 부르셨습니다.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는 말이 이를 잘 드러내줍니다. 예수님이 ‘친구’란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그 조건이 그의 명령을 다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친구 관계일까요? 오히려 종과 주인의 관계가 아닐까요? 친구라면서 한 쪽이 명령하고 다른 쪽이 그것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면 이를 친구 사이라 말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도 예수님은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고 하셨는데, 무슨 의도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예수님은 ‘친구’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명령을 다 지키는 이들을 ‘나의 친구’라고 하신 것은 예수님이 하신 일을 그들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친구 개념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친구는 그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이들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친구’라 부르는 것을 우리는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행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란 의미로 ‘친구’란 말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대등한 관계로 이해하면서 예수님의 명령을 제자들이 행한 것처럼 제자들의 명령을 예수님도 행해야 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의 친구가 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를 본문이 말하고 있음을 놓치면 안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친구로 대한다고 제자들도 똑같이 그를 친구로 대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본문에서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고 언급한 것이 이것을 보여줍니다. 동등한 관계로 서로의 말을 들어주어야 하는 친구 개념이 아니라 예수님과의 특별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이 아버지로부터 들은 모든 것을 다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것입니다. 친구가 아닌 종과 주인의 관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절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친구’란 말을 예수님의 모든 것을 다 공유할 수 있는 관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는 이들과 모든 것을 공유하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친구 대우를 받는 우리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을까요? 우리도 예수님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을 수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의 모든 말을 다 듣고 순종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친구가 된다는 것은 그의 명령을 행함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그의 명령을 우리가 충실히 지키면 그의 친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예수님의 ‘친구’라는 호칭은 단순히 듣기 좋은 말이 아닌 삶 전체를 동원해야 하는 무거운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로서 그의 명령을 조금도 소홀하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가 명하시는 대로 우리가 따를 때에 그는 우리를 진정한 친구로 인정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