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4절-5절 “너희가 그 길을 아느니라” 2021년 7월 15일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아느니라 도마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닌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보내셔서 온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를 보내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시면서 자신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명확히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를 보내신 이에게 돌아가겠노라”(요7:33)면서 “나 있는 곳에 오지도 못하리라”(요7:34)고 하셨습니다. 장소만 이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육신의 죽음을 거쳐야 함을 말한 것입니다. 그는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요12:32)고 하시면서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셨습니다. 그가 가는 곳은 죽음의 길인데, 이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적의 길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요13:36)라고 베드로에게 말씀셨던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길을 예수님이 가셔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말씀들을 제자들에게 하셨기에 오늘 본문에서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아느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를 도마가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란 말로 드러낸 것입니다. 그동안 예수님이 가르치셨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보입니다. 그가 어디로 가시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셨건만 그들은 조금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몇 년동안 따라다니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었던 제자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음을 우리는 본문에서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보다는 훨씬 더 심각하게 제자들의 영적 상태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 그들도 예수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다 알게 되고 오늘 본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생각해볼 때 그들이 가장 중요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간과했다는 점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됩니다. 오랜 기간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보고 배웠지만 그가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그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그렇게도 많이 들었건만 여전히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충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이 시대 교회가 안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 이야기를 듣고 배우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놓치며 교회를 출입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거나 어려운 일을 피할 수 있게 된다거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정도에서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곧 우리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악한 세대에서 우리를 건지시려고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주셨으니”(갈1:4)란 깨달음을 교회가 공유하기를 원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걸어가신 죽음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가 죄로부터 자유를 얻게 되었고 새로운 생명의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알기 전과 후의 우리 삶이 어찌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예수님이 가신 길을 우리가 알기에 이제부터는 전과 같이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를 죄의 권세로부터 건져내시기 위해 죽음의 길을 가신 그를 위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그를 위한 삶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는 강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죽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아는 것이 지금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임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오늘도 주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