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18절 “버림받은 것이 아니기에” 2021년 7월 27일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오랜 시간 함께 하던 사람이 떠나게 되면 그 빈자리는 커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비중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면 그 빈자리가 메워지기 마련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육신적으로 떠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빈자리도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메워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채우지 않는 이상 그 무엇으로도 그의 빈자리를 메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고 하신 말씀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고아처럼 외롭지 않게 해주신다는 단순한 위로 차원이 아닙니다. 예수님 없는 삶이 되지 않도록 이끌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제자들은 버림받은 것이 아님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잠시동안 떠나 있을 뿐 다시 돌아와 그들과 함께 하실 것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 그들은 40일 동안 그와 함께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려지고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한 이후에 과연 그들은 본문의 약속을 어떤 식으로 이해했을까요? 고아처럼 버려졌다고 생각했을까요? 얼마든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들은 여전히 예수님을 믿는 자로서 살아가지만 육신적으로 함께 하지 않는 예수님의 빈자리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고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은 성령의 임재로 이루어집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성령이 제자들에게 임하시고 그들의 사역에 엄청난 힘을 실어주십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여전히 그와 함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부모 없는 고아와 같은 심정이 아니라 예수님의 동행으로 인해 영적인 충만함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는 그들만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교회에 주어지는 축복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혼자 버려진 사람처럼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절대 고아와 같이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이 땅에서 누리는 진정한 행복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삼촌 집으로 갈 때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하나님이 그의 꿈에 나타나셔서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신 것처럼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도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이런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홀로 버려진 것과 같은 마음의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신다고 하지만 인간적인 외로움에 치를 떨 정도로 심적인 통증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아와 같이 내버려두지 아니하신다’는 예수님의 약속은 우리에게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아처럼 버려지지 않도록 하시겠다는 약속을 믿는다면 삶에서 오는 인간적인 공허함과 외로움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단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하십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인간적인 외로움에 빠져 그릇된 방식으로 그 공간을 채우려 한다면 주님의 자리는 우리 안에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주님이 머무시는 곳을 다른 것으로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아처럼 버려진 것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우리는 다른 것으로 그 느낌을 지우려 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시도들이 우리로 더욱 주님과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주님은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너무 힘들어 그렇게 느낄 뿐입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다른 것으로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말고 주님을 더욱 의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버림받은 이들이 아닙니다. 버림받을 수가 없을 정도로 축복을 받은 이들입니다. 이런 확신을 갖고서 모든 인간적인 외로움과 공허함에 맞서 싸운다면 우리의 삶은 주님의 채워주심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