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자신이 고난을 받고 죽을 것임을 예고하셨습니다. 이는 육신적으로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할 날이 올 것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그런 날이 바로 눈 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자신은 떠나지만 또 다른 보혜사가 올 것이며, 그가 오시면 ‘영원토록’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란 약속입니다. 영원히 함께 한다는 의미를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로 부연설명을 하셨습니다. ‘너희와 함께’와 ‘너희 속에’란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는 동행을, ‘속에’는 머무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성령이 예수님처럼 제자들과 함께 있을 것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동고동락하시듯이 성령도 그렇게 그들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이는 세상이 절대 누릴 수 없는 축복입니다. 예수님은 이에 대해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이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고 설명하십니다. 이는 오직 제자들만이 누리는 최고의 축복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바울은 세상과 성령의 관계를 이렇게 풀어낸 적이 있습니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고전2:14). 세상이 성령의 일을 어리석게 여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상이 성령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 영을 받았으니”(고전1:12)라고 하면서 성령을 받은 이들은 세상의 영에 지배되지 않을 것임을 전했습니다. 세상은 성령과 적대 관계이고, 성령을 받은 우리는 세상과 적대 관계를 형성한다는 이야기는 성령과 함께 하는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을 보면서 우리는 성령의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과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란 약속은 결국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세상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리킨 것입니다. 성령의 동행은 세상의 영에 지배당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만드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성령의 임재는 이렇듯이 새로운 피조물로 이 땅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특별한 정체성을 확고히 해줍니다.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성령에 대해서는 의외로 알지 못하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령은 ‘또 다른 보혜사’로서 하나님이 보내주신 진리의 영임을 마음에 새겨두어야 합니다. 성령은 우리와 함께 거하실 뿐 아니라 영원토록 우리 안에 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안에 진리의 영으로 거하시기에 거짓과 죄악의 길로 가게 하지 않으십니다. 성령은 거짓된 영과는 함께 하시지 않습니다. 성령은 절대 세상의 영과는 어울리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마치 성령을 세상에서의 성공을 위한 막강한 힘인 것처럼 왜곡해서는 안됩니다. 성령을 받으면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이 되는 것처럼 만들면 안됩니다. 성령은 우리를 성공한 사람이 아닌 진리의 사람으로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진리의 길로 이끌기 위해 성령이 우리 안에 영원토록 거하십니다. 우리가 성령을 받는 것은 우리 힘으로는 진리의 길을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야하는 진리의 길은 성령의 도우심으로만이 가능합니다. 성령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성령은 우리와 영원히 함께 계십니다. 이 약속을 받았기에 우리는 오늘도 성령의 사람으로 힘있게 진리의 길을 걸어갈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