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15절 “믿음, 사랑, 그리고 순종” 2021년 7월 23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제자들 곁을 떠나면서 예수님이 남긴 “나를 믿으라”는 말씀은 위로인 동시에 도전입니다. 마음의 근심을 풀어주는 의미로 ‘나를 믿으라’고 하셨기에 위로입니다. 또한 아버지에게 이르는 유일한 길로서 ‘나를 믿으라’고 한 것이기에 도전입니다.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믿음의 대상인 것입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믿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심을 믿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를 믿으면 무엇이 달라지느냐에 대해 오늘 본문은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믿음과 사랑이 얼마나 밀접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나를 믿으면’을 ‘나를 사랑하면’으로 바꿔쓸 수가 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믿음을 사랑과 밀접하게 연관시키는 이유는 이 둘을 분리시키려는 경향 때문입니다. 믿음과 사랑이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것에 대한 경고입니다. 믿음과 사랑을 분리시키면 아주 이상한 신앙 형태가 되고 맙니다. 유대인들이 이런 기괴한 신앙 형태를 보여왔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사랑하는 것은 전혀 다른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것을 우상이라 부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믿었지만 우상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와 같이 제자들도 얼마든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다른 존재를 사랑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믿음을 사랑과 긴밀히 연결시키면서 이것이 결국 무엇으로 증명되어야 하는지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로 설명하셨습니다. 사랑을 순종으로 증명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그의 말을 지키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는 사랑과 순종을 끊으려는 잘못된 시도를 근절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허용하면 사랑과 순종은 함께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사랑해도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태도를 얼마든지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제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그의 말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예수님은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리라’고 진술하셨던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사랑과 순종의 긴밀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사랑한다면서 자기 주장만을 펼치는 모습이 신앙인에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신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부모를 사랑한다고 하는 자녀들이 부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하려는 모습과 같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이들입니다. 하지만 사랑이 없는 믿음만을 말한다면 이는 진정한 신앙의 모습이 아닙니다. 믿으면 사랑해야 합니다. 믿는 이를 사랑하는 것은 선택이 아닙니다. 믿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믿음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의 믿음은 언제나 사랑이란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듯이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는 이의 말을 가장 귀하게 여기게 됩니다. 사랑하면서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상대를 존중하는 인격적인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우리는 그가 하신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고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말씀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무슨 뜻인지를 헤아리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되면 삶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올바른 태도입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리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지금도 우리의 신앙을 평가하는 절대적 잣대입니다. 이 말씀에 근거해서 우리 자신의 신앙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우리로 주님을 더욱 사랑하며 그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도록 이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