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12절 “떠남이 주는 교훈” 2021년 7월 21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직접 말하기도 했지만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가룟 유다의 배신 이야기, ‘내가 가는 곳에 올 수 없다’는 말, ‘거처를 예비하러 간다’는 등 자신이 그들 곁을 떠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마음에 근심이 가득해져 의기소침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떠남이 그들에게 유익을 주는 것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말씀도 그의 떠남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주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제자들이 앞으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텐데 이는 예수님이 그들 곁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는 말도 그의 떠남을 암시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떠남이 제자들에게 커다란 유익이 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입니다. 제자들의 마음에 근심이 가득한 것을 아시기에 그의 떠남이 오히려 그들에게 좋은 일임을 드러낸 것입니다. 제자들이 장차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리”란 예수님의 약속대로 놀라운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그들이 나타낼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해 그야말로 장밋빛 그림을 그리신 것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하신 일을 그들도 할 것이란 점과 이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란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떠난 이후에 제자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를 사도행전을 통해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란 부분이 어떤 식으로 성취되었는지, ‘그보다 큰 일도 할 것’이란 점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볼 수가 있습니다. 제자들이 걸어간 길은 소위 세상 권세를 쥐고 높은 직위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리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외부의 박해와 세상의 조롱과 멸시를 당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도 예수님처럼 기적을 행하였고 베드로의 한 번의 설교로 삼 천명이 회심하기도 했지만 야고보 사도가 살해당했고 다른 사도들은 감옥에 갇히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란 것이 결코 세상 사람들이 선호하는 누리는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피할 수 있었던 일을 고스란히 당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 혼자 겪어야 했던 박해와 모욕, 고통을 그들이 온전히 감당한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란 말은 이스라엘 땅을 벗어나 전 세계에 걸쳐 복음을 전파하는 모습을 가리킨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성령의 역사로 교회가 이방 세계 속으로 들어간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예수님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제자들은 이를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들의 미래를 예고하시면서 그들의 활동을 미리 그려주셨던 것입니다.

떠남이 주는 신앙적인 교훈이 있습니다. 제자들은 초대 교회를 형성하면서 떠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들이 떠났고 그로 인해 심적인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체득한 것입니다. 교회는 사람이 모여서 큰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이로서 그분의 뒤를 따르는 공동체임을 그들이 안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큰 일을 하고 떠나면 아무 일도 못하는 공동체가 아님을 배운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으로서 그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나타내야 합니다. 떠남이 주는 인간적인 서운함도 있지만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따르는 공동체로서 그가 하신 일을 해내야 하며 이보다 더 큰 일도 해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교회에 속한 사람들의 힘이 아닌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자로서 이러한 축복을 받았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