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장 10절-11절, “믿음으로 반응해야 할 때” 2021년 7월 20일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심을 믿으라 그렇지 못하겠거든 행하는 그 일로 말미암아 나를 믿으라”

요한복음서를 기록한 저자는 예수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요1:1)란 첫 문장이 이를 강력히 지지해줍니다. 또한 저자는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요1:18)란 진술로 하나님과 예수님의 관계가 얼마나 독특하고 특별한지를 드러냈습니다. 예수님도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는 말로 이를 드러내셨습니다. 또한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요10:30)는 선언을 서슴없이 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신성 모독이란 죄목으로 정죄를 당하셨고 살해 위협을 겪어야 했지만 그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요10:38)을 조금도 물러섬이 없이 주장하셨습니다. 이를 가장 가까이서 들었던 이들이 그의 제자들인데, 놀랍게도 이들은 예수님과 하나님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빌립이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옵소서”라고 말한 것에서 이것이 드러나고 만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이란 말로 빌립의 요구가 그릇되었음을 알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이해 부족을 간파하시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셨습니다. 그것은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고 하신 다음에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심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제자들이 믿음으로 하나님과 예수님의 관계를 받아들여야 함을 보여준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로만 하나님과의 관계를 설명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는 행함으로 하나님의 일을 사람들에게 증거하셨습니다. 그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일이 곧 하나님의 일임을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의 행동이 자의적으로 표출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온전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된 것임을 알리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전에도 그의 행동이 얼마나 하나님의 일과 밀접했는지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요8:29)란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철저히 하나님의 일만을 하셨던 것입니다. 그는 이것에서 벗어난 어떤 말과 행동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아직도 이것을 깨닫지 못한 상태로 예수님을 따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설명이 부족했거나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서 일어난 현상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과 하나님의 관계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와 ‘나를 믿으라’는 예수님의 강렬한 외침은 제자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가르침을 듣거나 더 많은 행동을 보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란 말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믿음’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저자는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에서 ‘믿음’이 사람의 운명을 가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이 사소한 일이 아니라 인생 전체, 아니 영원한 운명까지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일임을 말해준 것입니다. 때론 믿음이 희화화되기도 하고 미신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일은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입니다. 지금도 ‘나를 믿으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에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를 믿으라’는 외침에 우리가 과연 믿음으로 반응하고 있느냐입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이것을 확인하는 일은 더이상 뒤로 미룰 수가 없습니다. 지금이 바로 믿음으로 반응해야 할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