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실 호랑이에게 물리면 살 가능성은 너무도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이 속담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살 길이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정신만 차리면’이란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정신을 잃으면 그것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을 향해 “너희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이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으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지금 제자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 곁을 떠난다고 하시고, 그들은 그가 가는 곳에 갈 수 없다고 할 뿐 아니라 제자 중 하나가 배신할 것과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들은 상황이라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모든 일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마음의 중심을 잡기가 너무도 힘든 상황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를 간파하신 후에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가득 쌓이면 마치 짙은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사리분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객관적으로 사물을 볼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냉철하게 상황 파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앞으로 겪게 되실 죽음과 제자들이 직면할 공포스러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그들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잘 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의 근심이 예수님을 따르는 이를 무너뜨리는 가장 무서운 적 중의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종류의 근심이 다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위협적이기에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마음의 근심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이 있을까에 대해 예수님은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는 말씀으로 답을 주고 있습니다. 근심어린 마음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안으로 ‘믿음’을 언급한 것을 볼 때에 믿음의 태도가 얼마나 귀한 신앙의 자세인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믿음을 콕 집어 제자들 앞에 내놓은 것은 마음의 근심에서 눈을 돌려 믿음의 대상을 바라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마음의 근심이 믿음의 대상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쌓일수록 믿음은 마음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반면, 믿음으로 가득찬 마음이라면 근심이 마음 속에 들어온다해도 그것을 물리칠 수가 있습니다.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나를 믿으라’고 하신 예수님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근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이를 이겨내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겪에 되는 삶의 위기가 무엇이든 예수님을 향한 믿음만 있다면 능히 헤쳐나갈 수가 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믿음’은 마음의 중심축이 예수님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최고의 단어입니다. 삶을 뒤흔들 위기 앞에서도 우리가 마음을 예수님께 둔다면 근심은 어느 순간 눈녹듯이 사라질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때마다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신뢰의 마음을 더욱 견고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일로 인해 마음의 근심이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근심이든 우리의 삶을 흔들어놓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신앙을 갖고 있다면 바로 이 시점이 믿음을 사용할 절호의 기회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은 지금도 ‘나를 믿으라’고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근심으로 마음이 어두워질 때마다 우리가 지금 누구를 의지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신뢰하는 마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이처럼 우리의 신앙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됩니다. 근심에 휩싸여 원망과 불평, 불안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좀 더 적극적인 믿음의 자세를 갖는 것이 유익합니다. 예수님에게 마음의 중심축을 두고 있으면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믿음을 갖고서 예수님을 끝까지 붙든다면 오늘도 건강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