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내가 지금은 어찌하여 따라갈 수 없나이까 주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가 나를 위하여 네 목숨을 버리겠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우리는 함부로 장담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거나 그런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되어질 일에 대해 너무 자신감이 넘쳐 호언장담을 하는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지금 생각에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어서 자신있게 말을 하지만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기에 함부로 장담하지 말라고 합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진심일 뿐 아니라 진짜 그렇게 믿고 말을 내뱉는 것입니다. 그 말 자체로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이 닥치면 어찌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정짓듯이 말하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성격상 확신에 넘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도 이 점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묻고 난 뒤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주여 내가 지금은 어찌하여 따라갈 수 없나이까 주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고 자신있게 말을 합니다. 마치 ‘너는 못해’라는 말에 불같이 화를 내면서 상대를 몰아붙이듯이 ‘왜 내가 못합니까’라고 한 것같은 모습입니다. 주님이 알아주지 않는 듯이 보이자 이렇게 호언장담하듯이 말한 것입니다. 이는 ‘주님이 나를 너무 모르시는 것같아 속상한데, 나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야’라는 그의 속마음을 보는 것같습니다. 이 말을 하는 순간에 그의 마음은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는 주님을 사랑하고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말한 ‘주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는 흠잡을 데가 없는 마음 자세입니다. 이는 모든 신앙인들이 갖고 있어야 할 충성스러운 마음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기에 그 무엇도 아낄 것이 없다는 각오는 너무도 중요한 신앙 자세입니다. 성경도 이 점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율법 중 가장 큰 계명으로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로 주님을 사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는 베드로가 말한 ‘주를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는 각오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베드로의 신앙 자세는 그것 자체로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너무도 완벽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하신 것처럼 베드로는 겁쟁이처럼 사람들 앞에서 주님을 모른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것까지 알고 있기에 베드로가 말한 ‘주를 위해 목숨도 버리겠다’는 각오를 다른 각도로 보게 됩니다. 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한 것이 진심인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주님을 부인한 것이 진심인지를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베드로는 전자가 진심이고 후자는 실수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마음과는 달리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약함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옳은 말이지만 행동은 어긋나게 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말과 달리 행동이 잘못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를 위해 목숨도 버리겠다는 말을 철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의 진실성이 훼손되는 행동을 우리가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매일 해야 합니다. 어차피 주를 위해 살지 못할 것이라 여기고 이런 각오조차 하지 않는 것은 우리를 더 나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행동이 따라주지 못해도 매 순간 주를 위해 살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그 결심에 맞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주님 앞에 세워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그 일을 해내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영이신 성령은 연약한 우리를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시는 놀라운 분이십니다. 우리는 오늘도 주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