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3장 33절-35절 “서로를 묶어주는 끈” 2021년 7월 8일

“작은 자들아 내가 아직 잠시 너희와 함께 있겠노라 너희가 나를 찾을 것이나 일찍이 내가 유대인들에게 너희는 내가 가는 곳에 올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같이 지금 너희에게도 이르노라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제자들과 함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수님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과연 남겨진 이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였습니다. 그들이 흩어지고 각기 살 길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걱정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들이 다시 모여 공동체를 이룰텐데 어떤 형태를 갖출 것이냐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오늘 본문도 이 점을 다루고 있는데, 우선 예수님은 자신이 곧 떠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내가 아직 잠시 너희와 함께 있겠노라”는 말은 곧 그들 곁을 떠날 것을 암시한 것입니다. 또한 “내가 가는 곳에 올 수 없다”고 말한 부분도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사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예수님은 물리적으로 그들과 함께 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언급하면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를 ‘사랑’이란 단어로 표출한 것입니다. 제자들의 관계를 묶어주는 묵직한 단어로 ‘사랑’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룰 공동체는 철저히 ‘사랑’이란 가치로 형성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사랑’의 가치는 유별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형태의 사랑이냐가 관건입니다. 제자들이 과연 이를 제대로 알고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예수님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란 조건은 제자들을 위한 것으로 어떤 형태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이 제자들의 삶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요한복음13:1에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그가 보여준 사랑의 실체는 변함 없이 상대를 품는 마음입니다. 이는 죽음까지도 감내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철저한 희생이며 섬김입니다. 상대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주는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예수님이 보여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행위는 당시 사회에서는 파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낮아져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의 발을 씻기신 것입니다. 또한 배신자인 가룟 유다를 끝까지 품으시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가 돌이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사랑을 예수님이 실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것을 기대하셨습니다. 이는 세상을 향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이 말은 예수님의 흔적을 세상에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가 바로 ‘사랑의 공동체’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제자들을 서로 묶어주는 끈이 ‘사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끈이 끊어진다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됨을 스스로 상실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자라는 이름만 있을 뿐 실제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안다’는 것은 사랑이 세상에 예수님을 올바르게 비춰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는 뜻인데,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이라 하시면서, 소금이 맛을 잃으면 쓸모없는 존재가 됨을 경고하신 적이 있습니다. 소금의 맛을 잃지 않아야 하는 것과 같이 사랑도 예수님의 제자됨의 자격을 강화시켜주기에 그것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제자들은 다른 이유들로 서로를 묶어줄 수가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사랑이 아닌 다른 요소로 얼마든지 모일 수 있지만 예수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묶어주어야 제대로 된 역할을 감당할 수가 있습니다. 사랑의 힘은 허다한 죄를 덮어준다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교회는 이를 실제로 경험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뭉친다면 이러한 아름다운 열매들이 차고 넘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