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만일 하나님이 그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말미암아 그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
과거의 힘든 시기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말에 누구든지 아니라고 답할 것입니다. 또한 고통스러운 일을 겪고 싶냐는 말에도 아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환경에서 평안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큰 고통 없이 평탄한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행동하셨습니다. 자신이 겪어야 할 죽음과 제자인 가룟 유다의 배신은 그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 길을 피하고 싶었지만 묵묵히 그 터널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마음의 괴로움을 토로하시면서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가룟 유다에게 피할 길을 여러 차례 주셨지만 뜻을 전혀 굽히지 않고 배신의 길을 걷는 것을 보시면서 더욱 더 괴로워하셨습니다. 마지막 기회마저 저버리고 자기 길을 가는 가룟 유다의 뒷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은 남은 제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물론 남은 제자들은 가룟 유다가 무슨 일을 하러 나갔는지 정확히 몰랐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위해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나중에 이 말씀을 기억할 제자들을 염두에 두셨던 것입니다. 가룟 유다가 배신할 것을 아심에도 피하기는 커녕 자기 앞에 놓인 십자가를 지시는 모습을 제자들이 기억하도록 이런 말씀을 미리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오직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광’의 길을 걸어가신 것을 그들로 알게 하신 것입니다.
영광의 길은 단순히 찬란하게 빛나는 인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인생의 최고의 순간도 아닙니다. 이 길은 죽음이 기다리고 있으며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를 좁은 문이라 하셨고 그 길을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길을 스스로 걸어가셨습니다. 이유는 이것이 영광에 이르는 길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그 영광의 길을 통과한 후에 또 다른 영광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렇기에 “만일 하나님이 그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말미암아 그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영광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셨기에 지금 눈 앞에 놓인 죽음의 길을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로 이것을 기억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들이 지금은 잘 이해하지 못해도 후에는 이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을 아셨기에 여기서 영광에 관한 이야기를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지상에서 사역하는 동안 한시도 놓치지 않았던 하나의 길이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임을 이 말씀을 통해 재확인시키셨습니다. 제자들은 후에 이 말씀을 떠올릴 것이며 그들도 이 길을 가야 함을 재차 확인할 것입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에서 우리는 그들이 걸어간 길이 예수님을 따른 것임을 보게 됩니다.
영광의 길은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아니며 평탄한 길로만 가는 것도 아닙니다. 비록 환경이 열악해도 꿋꿋이 걸어가야 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입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영광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길입니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 있더라도 우리는 이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고통과 아픔을 겪을 수 밖에 없지만 이 길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란 확신이 있다면 당당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세상 영광에 사로잡혀 헛된 욕망을 추구하는 길을 버리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전혀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가본 적이 없는 길이지만 예수님을 믿고 이 길을 가야 합니다. 가다가 우리는 넘어지기도 하며 상처를 입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우리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치고 힘들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손을 붙들고 그 길을 가야 합니다. 예수님이 이미 가신 길이기에 우리는 확신을 갖고 그 길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땅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신앙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