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3장 12절-15절 “서로 발을 씻어줄 수 있는가” 2021년 6월 28일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운동 선수에게 고된 훈련은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실전에서 큰 낭패를 겪기 때문에 선수들은 묵묵히 이 일을 해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실제 경기에서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선수들은 감당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옳으니라.” 이는 단순히 발을 씻어주는 행위 자체를 강조한 것이 아닙니다. 당시 문화에서 이 행위는 종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에게 이 일을 하라고 합니다. 이는 마치 종이 하듯이 서로의 발을 씻어주라는 놀라운 요구입니다. 이와 더불어 주목할 것은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 쪽의 섬김만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로 씻어주는 것이 옳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이 일을 감당하지 못할 것을 예상하시고 스스로 종의 자세를 취해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그 다음에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고 물으신 다음에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고 언급하셨던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란 언급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길 필요가 없었던 예수님이 스스로 낮아져 발을 씻겼다는 것은 제자들이 이 일을 하지 않을 어떤 명분도 없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얼마나 자주 씻기셨느냐에 대해서는 성경에 기록이 없습니다. 그 일이 한 번이든 아니든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발을 씻기는 행위가 의미하는 섬김의 자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섬김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은 사람의 자존심입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바울은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2:3)란 말을 남겼습니다. 자존심이 강하면 겸손해지기 어렵습니다. 겸손해지려면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는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길 수 있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이는 상대를 존중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신분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차이와 관계없이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이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라고 언급하신 것도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데 그 어떤 요소도 방해가 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주님에게는 자신의 위치가 남을 섬기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주님은 또한 ‘본을 보였다’는 말을 함으로 이를 제자들이 반드시 실천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제자들의 어떤 요소도 남을 섬기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입니다.  

우리는 섬기는 마음으로 남을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가로막는 요소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남을 섬기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이유들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남을 섬기지 못하게 하는 어떤 것도 우리는 이 말씀으로 무너뜨려야 합니다. 우리를 섬김의 자리에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선생과 주가 되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처럼 우리도 어떤 위치에 있든 남을 섬기는 자리에 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섬기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모욕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섬김의 자리에서 벗어나서는 안됩니다. 심지어 가룟 유다의 발까지도 씻기신 주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배신할 것을 뻔히 아심에도 그의 발을 손수 씻기신 주님의 섬김은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를 일상의 삶에서 실천한다면 우리의 섬김은 주님을 닮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