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2장 32절-33절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2021년 6월 4일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자기가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보이심이러라”

어릴 적 학교 운동회 때 단체 경기로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끌어당기는 힘이 얼마나 센가에 따라 경기의 향방이 결정되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도 끌어당기는 힘이란 것이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노래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까지 잘하는 친구였는데 매너도 좋아서 많은 학생들이 따랐습니다. 어디서 저런 매력이 풍기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사역하는 동안 수많은 이들을 끌어당길 정도로 매력이 넘쳐났습니다. 말과 행동에서 풍겨나는 인자함과 단호함이 커다란 힘으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몰려들수록 예수님은 더 멀어지는 듯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이 이 땅을 떠날 것이란 예고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직접 예고한 것인데 이러한 모습을 우리는 복음서에서 쉽게 목격할 수가 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이를 은유적인 표현으로 묘사하곤 했는데, 오늘 본문을 보면, ‘땅에서 들리면’이 그것입니다. 3장에서도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오래 살아남아서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좋을텐데 왜 이렇게도 급하게 세상을 떠나려고만 하셨느냐란 질문을 던질 수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향해 가듯이 예수님도 어쩔 수 없이 죽음을 피하지 못해서 이런 말을 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죽음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두고 본문은 “자기가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보이심이러라’는 말로 그 특별함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이 갖는 무한한 매력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그 이후에 일어날 일은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놀라운 것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끈다’는 말에서 이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이 결코 허풍이거나 허무맹랑한 말이 아님을 우리는 사도행전에서 보게 됩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 따르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라와 인종을 넘어 수많은 이들이 그를 추종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교회사를 들여다보면 전세계에 걸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이 그를 따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다’는 말이 얼마나 놀랍고도 위대한 것인지를 우리는 조금도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는 성령의 능력으로 수많은 나라와 인종 속에서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우리는 ‘전도’ 또는 ‘선교’란 명칭을 붙이는데, 이는 전적으로 예수님의 매력이 낳은 열매들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기고 계신 것입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예수님의 매력을 아는 이들은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려는 유혹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느 순간 예수님이 아닌 어떤 개인의 매력에 매료되어 교회를 다니게 됩니다. 결국 이것이 나중에는 독이 되어 교회를 떠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음을 잊는다면 이렇듯이 사람이 주는 매력에 매달리게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만 그들이 풍기는 매력 때문에 신앙 생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끌어당기는 분은 그 누구도 아닌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지금도 성령으로 우리를 끌어당기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예수님의 끝을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힐 수 있기를 소망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