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서서 들은 무리는 천둥이 울었다고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고도 하니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소리가 난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이니라”
환청이 들리는 것은 무척 좋지 못한 증상입니다. 다른 이들은 전혀 듣지 못하는 소리를 혼자서만 듣는다면 이는 위험 신호라 볼 수 있습니다. 자꾸 이런 환청에 시달린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28절을 보면, ‘하늘에서 소리가 나서’란 묘사가 나옵니다. 음성이 하늘에서 들린다는 뜻인데 이를 두고 당시 주변에 있던 이들이 어떻게 이해해야할 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29절은 “곁에 서서 들은 무리는 천둥이 울었다고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고도 하니”란 묘사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늘에서 나는 소리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천둥 소리’란 표현은 내용은 들리지 않고 소리만 천둥처럼 컸다는 의미입니다. ‘천사가 말했다’는 점도 소리의 내용을 그들이 알아듣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답변을 내놓으셨습니다. “이 소리가 난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이니라.” 물론 하늘에서 난 음성을 들었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그 소리가 전달하는 내용을 놓고서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 음성이 전달한 내용은 28절에 나오듯이, “내가 이미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다시 영광스럽게 하리라”입니다. 하늘에서 난 음성의 실체는 하나님이신데, 그 내용은 예수님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예수로 인해 하나님이 영광스럽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영광스럽게 될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하늘에서 난 소리를 들은 것보다는 그 음성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사역을 시작하시는 시점에 세례 요한에게서 물세례를 받으신 후에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습니다. 마태복음3:17은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한복음1:51에서 예수님은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를 종합해 볼 때에 예수님이 사역하시는 동안 하늘에서 음성이 들린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늘이라는 특별한 영역에서 나는 음성이 마치 바로 옆에서 듣는 것처럼 들렸다는 것은 예수님이 하늘과 땅을 하나로 묶는 놀라운 분이셨음을 나타내줍니다. 어떤 학자는 하늘과 땅이 겹쳐 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 연결 고리 역할을 하신 것입니다. 이는 아주 특별하고 놀라운 장면입니다. 또한 이 소리를 들은 이들에게 ‘이 소리는 너희를 위한 것’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보는 그들의 시각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임을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 여기서 무엇을 하시려는지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을 예고한 것입니다.
하늘에서 나는 음성을 듣는 경험은 매우 특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지금도 하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늘의 음성이 아닌 예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하늘의 음성은 사람들로 예수님에게 집중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만이 하늘과 땅을 통일시켜 하나가 되게 하시는 유일한 분이심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는 땅에 살지만 예수님 안에서 이제부터 하늘의 영광을 맛보는 은혜 속에 거하게 됨을 가르쳐줍니다. 따라서 하늘의 음성을 듣는 특이한 경험이 아닌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더 절실합니다. 이런 노력이 우리를 예수님 안에서의 새로운 인생으로 이끌 것입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이 땅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런 저런 이유로 반가워하지 않는 그릇된 태도를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음성에 적절히 반응한다면 신앙 생활하는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