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예수께서 밝히 이르시되 나사로가 죽었느니라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그에게로 가자 하시니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
어떤 사건을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가 있습니다. 전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는 이상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르게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나사로의 죽음을 놓고 이런 장면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나사로의 누이들, 예수님의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누이들은 예수님이 빨리 오셔서 나사로를 낫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상태이고, 제자들은 다시 유대로 가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거는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예수님은 모든 상황을 완벽히 이해한 상태에서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로의 죽음에 담긴 의미를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반면에서 제자들은 여전히 유대로 들어가면 죽음의 위협이 있을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황상 예수님이 나사로의 집에 있지 아니함으로 인해 나사로가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기뻐한다고 하니 듣기에 따라서는 오해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놓고 기뻐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함을 기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너희를 위하여’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오직 자기 제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어도 ‘너희를 위하여 내가 기뻐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나사로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었지만 이를 기뻐한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는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오직 제자들의 믿음을 위해 행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을 통해 우리는 이 점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믿게 하려 했다는 뜻일까요? 나사로가 죽었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예수님이 거기에 없었기에 나사로가 죽을 수 밖에 없었음을 믿게 하려 했다는 것이었을까요? 우리는 11절,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이는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는 예수님을 믿게 하려 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일반화시켜 모든 상황에 적용시켜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죽음까지도 정복하시는 예수님의 위대한 능력을 제자들로 믿게 하려고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여전히 현실의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 도마가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고 말한 대목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믿음을 키우기 위해 오해까지도 감수하셨던 예수님과는 달리 제자들은 오직 현실적인 문제에만 매달렸던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키우기 위해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이 때론 우리의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하고 일하시는 하나님과는 달리 우리는 매우 편협하고 이기적인 시각으로 살아가기에 믿음이 아닌 오해만을 키울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해결해주지 않으셔서 결국 이렇게 어려움에 처했다는 오해만을 마음에 품은채 주저앉아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는 다시 일어나서 죽음까지도 이기신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지금의 아픔과 어려움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임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죽음까지도 예수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님을 믿는다면 우리는 더욱 강해질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주님과 함께 죽으러 갈 수 있다는 강인한 믿음을 지금 여기에서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