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교훈” (시편78편 묵상) – 6/4/2020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현재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의 발전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어떻게 볼 것이냐입니다. 과거를 미화시키는 역사 왜곡은 매우 위험합니다. 과거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런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무조건 폄훼하는 것도 아주 위험합니다. 과거를 다 부정해 버리는 극단적인 태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의 과거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있습니다. 비판의 대상은 하나님이 아닌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음을 강력히 외칩니다. 하나님은 신실함 그 자체이십니다. 자신의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심으로 자기 백성을 인도하십니다.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과 그들에게 보이신 그의 기이한 일”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시인은 “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불빛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는 “광야에서 반석을 쪼개시고 매우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물처럼 흡족하게 마시게 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전혀 신실하지 않습니다. 시인은 “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범죄하여 메마른 땅에서 지존자를 배반하였다”고 고발합니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대적하여 말하기를 하나님이 광야에서 식탁을 베푸실 수 있으랴”면서 하나님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들의 태도에 대해 시인은 “이는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며 그의 구원을 의지하지 아니한 때문”이란 진단을 내놓습니다. 이스라엘은 불신앙이란 깊은 함정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버릇없는 부자집 아들같은 이미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광야에서도 물과 음식을 풍성히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제멋대로 이용하면서 감사의 마음은 조금도 없는 모습입니다.

광야 사십년의 기간은 이스라엘에게 역사의 교훈입니다. 시인은 역사의 목적을 “그들로 그들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잊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계명을 지켜서 그들의 조상들 곧 완고하고 패역하여 그들의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며 그 심령이 하나님께 충성하지 아니하는 세대와 같이 되지 아니하게 하려는” 것이라 밝힙니다. 우리가 구약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역사를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신앙인으로 살기 위함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성경은 과거 이야기입니다. 최첨단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눈에 성경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세상의 유일한 창조주로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자신의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책이 성경입니다. 과거에 역사하신 하나님이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성경의 역사적 교훈은 지금도 생생히 우리 귀에 들려져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섬기는 올바른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