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예인이 개인적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소위 매우 잘 나가던 시절에 항상 친구들이 끊이지 않았고,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인기는 아침 안개와 같아서 어느 순간 인기가 식어지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주변에 사람들이 사라진 것입니다. 전화를 해도 부담스러워하고, 도움을 요청할까봐 꺼려하고, 개인적 만남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진짜 친구는 어려울 때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려움을 당하면 평소의 친구들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친구인줄 알았는데, 어려움을 당하자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하는 모습에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만을 생각하지 말고, 다른 이가 어려움을 당할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이 속담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어려울 때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가만 생각하지 않고, 친구가 어려울 때,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울 때 제일 필요한 마음 자세가 무엇일까요? ‘너그러움’입니다. 내가 어려울 때 뿐 아니라 친구가 어려울 때, 이웃이 어려울 때에 필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이란 다른 이들을 품을 공간이 넓다는 뜻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은혜’라 말합니다.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은혜를 베푸는 행위입니다.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은총입니다. 너그러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받을 자격을 따지지 않고 상대를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말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고, 액면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너그러움은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너무도 좋은 마음의 자세입니다.
시편 저자는 이러한 너그러움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시편 4편 1절에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시편 저자의 마음을 너그럽게 하셨습니다. 너그러움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인도하셨다는 고백입니다. 이 너그러움이 ‘나의 곤란’ 중에 발휘된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가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 하나님이 그에게 평안을 주셨음을 경험한 것입니다. 고통 중에 너그러움을 체험한 것입니다. 이것은 신앙인들만이 체험하는 놀라운 축복입니다. 불안과 아픔과 슬픔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합니다. 이것이 우리로 마음을 넓게 만듭니다. 곤란 중에 있을 때에 하나님의 은혜로 너그러움이 우리 안에 심겨집니다.
우리는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다”고 고백할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얼마든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할 것”을 압니다. 이유는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어려울 때일수록 빛이 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응할 수가 있습니다.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전화, 문자, 카톡으로 서로를 더 품는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