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은 끔찍할 정도로 절망적인 마음 상태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비참한 환경에 처할 때에 이런 감정이 생깁니다. 시인은 “내 심령이 속에서 상하며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참담하니이다”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 상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음 속 전체가 암흑 상태일 때 우리는 심적인 고통에 시달립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막힌 마음의 상태가 지속될 때 우리는 심리적인 상처를 깊이 입게 됩니다. 아름다운 하늘이 잔인하게 느껴지고 청량한 새소리가 소음으로 들리고 신선한 공기가 매캐한 냄새로 변질되는 불행한 감정 상태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시인은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하며 내 생명을 땅에 엎어서 나로 죽은 지 오랜 자 같이 나를 암흑 속에 두었나이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어떤 원수이길래 이 정도까지 괴롭힐 수 있는지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그가 느꼈을 절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는 있습니다. 또한 그를 괴롭히는 내면의 적은 “주의 종에게 심판을 행하지 마소서 주의 눈 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에서 알 수 있듯이 죄책감입니다. 원수에 의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주님 앞에서 자신이 과연 깨끗한가란 죄책감이 든 것입니다. 주님 앞에 기도하면서 죄책감이 밀려든 것입니다.
억울함과 죄책감이 마음을 어둡게 만들 때 우리는 어떻게 이것을 헤쳐나가야 할까요? 시인은 참담한 심정임에도 “내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읊조리며 주의 손이 행한 일을 생각하고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내 영혼이 마른 땅 같이 주를 사모하나이다”는 놀라운 신앙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서 물 한방울이라도 나오게 하려고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마음임에도 주님을 생각하는 열심을 품고 있다니 우리에게 영적인 도전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마음이 괴롭고 비참하면 주님을 잊어버리거나 멀리하려는 경향이 있기에 이같은 모습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신앙적인 태도입니다. 우리는 자기 감정에 휩싸여 주님을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이 오래가지 않도록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마음이 마른 땅 같이 척박해도 우리는 주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고 겸손히 주님을 향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어둠을 뚫고 빛의 세계로 들어가는 신앙적인 노력입니다.
시인은 영혼이 피곤한 상태임에도 “여호와여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란 기도를 쉬지 않고 있습니다. 무덤에 내려 가는 자가 될까봐 두려움에 휩싸인 가운데서도 그는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란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를 의지하는 심정으로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라면서 주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열정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올바른 길로 가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의 어둠을 뚫고 주님의 빛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현실이 아무리 척박하고 메마른 땅과 같아도 우리는 다시 주님의 품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아무리 고통의 날이 길어도 주님은 우리를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우리는 어둠을 뚫고서 새로운 희망을 주님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의 시대를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적인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