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시편46편 묵상) – 4/30/2020

우리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혼자 있다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같이 있다고 외로움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혼자 있지만 누군가와 공감하고 있다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공감하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혼자 있든 함께 있든 누군가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은 정서적 건강에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

신앙에 있어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일은 영적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나님과 공감한다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정서적으로 연대감을 느낀다면 외로움이란 공격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단절된 생활을 한다면 작은 충격에도 신앙이 와르르 무너질 수가 있습니다. 예배하는 동안에 하나님과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면 영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것입니다. 기도를 함에도 하나님과 영적 소통을 하지 못한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공감은 우리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는 중요한 진단 키트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과의 연대감이 없다면 이 고백이 무슨 힘이 있을까요? 하나님과의 깊은 소통이 없다면 매우 형식적인 신앙 고백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글자로만 하나님을 고백하는 메마른 신앙에서 나오는 공허한 말입니다.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으로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평소에 하나님과의 연대가 얼마나 깊은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하나님과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살다가 어려움을 만날 때 과연 하나님을 의지할 수가 있을까요? 급한 마음에 하나님께 매달리지만 하나님과 정서적 친밀함이 없기에 쉽게 포기해 버립니다. 시인처럼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신 하나님을 진심으로 의지하려면 평소 우리가 하나님과 어떤 모습으로 동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시인은 놀라운 고백을 하는데,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 빠지든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에 멋지게 신앙 고백해본 것이 아닙니다. 지금 너무 안전하고 행복하기에 비현실적인 자기 만족에 가까운 신앙고백을 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평소 하나님과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는 삶을 살기에 진심어린 마음으로 최악의 상황에 처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소풍가는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말이 아닙니다. 어려움과 아픔을 견디면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신앙의 본질입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시인은 “와서 여호와의 행적을 볼지어다”고 초대를 합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시는지를 지켜보라는 신앙적 도전입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그분의 임재와 능력을 체험하는 큰 위로입니다. 어려움을 만나고 삶의 고통이 엄습해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란 위로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우리의 삶에 가득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