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구하는 기도” (시편102편 묵상) – 7/2/2020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무엇이든지 손에 잡히는 것을 붙잡듯이 말입니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습니다. 꽤 오래전 일이지만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세상이 거꾸로 돌기 시작했던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빨리 세상이 돌아가는지 어지러워서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누워있어도 어지럼증은 가라앉지 않고 구토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아내에게 빨리 응급차를 부르라고 소치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떤 도움이든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고통을 겪습니다. 많은 경우 혼자서 감당해야 할 고통들입니다. 병마와 싸우거나, 마음의 깊은 상처로 신음하거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수많은 아픔과 고통 앞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합니다. 오늘 읽은 시편도 고난 중에 있는 한 성도가 쓴 시입니다. 시인은 “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음식 먹기도 잊었으므로 내 마음이 풀 같이 시들고 말라 버렸”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나의 탄식 소리로 말미암아 나의 살이 뼈에 붙었나이다”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의 심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시적으로 표현했지만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도 다른 상황에서 다른 성격의 고통을 겪지만 뼈가 마를 정도로 마음 고생을 할 때가 있습니다.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심하게 마음 고생을 할 때가 있습니다. 또한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신앙적으로 표현하는데, “주의 분노와 진노로 말미암음이라 주께서 나를 들어서 던지셨나이다”고 말합니다. 혹시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서 이렇게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입니다.
신앙인으로 살면서 겪는 삶의 아픔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시인은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고 합니다. 이것은 시인의 신앙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하나님의 징계로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갖고 있음에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죄를 지어 징계를 받는다해도 하나님의 긍휼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이런 확신 속에서 그는 “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그들의 기도를 멸시하지 아니하셨”음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뼈가 마를 정도로 심적 고통이 심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음을 강력히 외친 것입니다. 실제로 시인은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라 기도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라고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언제든지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간절히 기도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