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 (시편34편 묵상) – 4/18/2020

우리는 슬픔과 기쁨을 느끼면서 삽니다. 제 기억 속에 가장 슬펐던 장면은 20대 초반 친한 친구가 희귀병으로 죽음을 맞이했을 때입니다. 조문을 갔을 때 친구 어머님이 저를 붙들고 얼마나 통곡을 하시던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 또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님과 함께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제 기억 속에 가장 기뻤던 장면은 첫째 아이가 태어날 때입니다. 결혼 후 첫 번째 아이를 임신한 지 7주만에 잃고난 후 얻은 아이라 얼마나 신기하고 기뻤던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슬픔을 나누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누군가의 위로가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쁜 일이 생기면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어합니다. 물론 슬픔과 달리 기쁨은 질투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에 슬픈 일이든 기쁜 일이든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 합니다. 반대로 사회적 외톨이가 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게 됩니다. 슬픔은 분노로 변하고 기쁨은 사라지는 불행한 감정 상태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치유하는 길은 마음을 열고 누군가와 감정을 공감하는 것입니다.

신앙 생활도 비슷합니다. 신앙은 개인적인 회심과 함께 시작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로 신앙이 생기지만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직접적인 체험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난 이후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살아가는 이유가 달라지는 놀라운 체험을 합니다. 하지만 은둔 생활하는 외톨이처럼 신앙 생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신앙이 생기면 그것을 남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앙 생활에서 느끼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신앙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시인은 “내 영혼이 여호와를 자랑하리니 곤고한 자들이 이를 듣고 기뻐하리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곤고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시인은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다”는 개인적 체험을 갖고 있습니다.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에 대한 체험을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본 것”으로 표현하면서 그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신앙적인 공감 능력은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자랑하는 자연스러운 신앙적 모습입니다.

우리는 신앙적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젊은 사자는 궁핍하여 주릴지라도 여호와를 찾는 자는 모든 좋은 것에 부족함이 없을 것”을 확신할 때 신앙적 공감 능력은 자랍니다. 하나님은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며” 우리가 어떤 고통 속에 있든 “모든 고난에서 건지실 수 있음”을 확신할 때 하나님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시인이 말하듯이 “나와 함께 여호와를 광대하시다 하며 함께 그의 이름을 높이자”고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신앙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함께 나눌 때 더욱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