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공동체” (시편111편 묵상) – 7/13/2020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중 ‘나혼자 산다’가 있는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제목 그대로 혼자 사는 삶을 관찰한 것을 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의 사적 생활에 대한 호기심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현대인의 성향과 맞물려 공감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가족 없이 혼자만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남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불어 살아가면서 채워지는 것이 있기에 다른 이들과 어울리면서 사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혼자의 삶을 강조해도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존재란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가족 안에서 때론 양보하고 희생하는 일은 개인주의 사회일지라도 가치가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지는 시대일지라도 타인을 위한 배려와 섬김은 양보할 수 없는 삶의 가치입니다. 이렇듯이 공동체의 가치는 외면할 수 없는 삶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교회는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인 그룹입니다. 공동의 가치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란 절대적인 진리를 가리킵니다. 각 개인이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서로가 그리스도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시인은 “내가 정직한 자들의 모임과 회중 가운데서 전심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고 하는데, 거룩한 공동체에 속한 자로서 자기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는 “여호와께서 행하시는 일들”의 위대함을 알고 그것을 “즐거워하는 자들”의 모임입니다. 이들은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속량하시며 그의 언약을 영원히 세우셨으니 그의 이름이 거룩하고 지존하시도다”고 고백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이와 같이 교회는 공동체에 속한 개인으로서 어떤 신앙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곳입니다.

거룩한 공동체인 교회는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란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겨두는 곳입니다. 시인이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훌륭한 지각을 가진 자”라고 말했듯이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삶의 구조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사회의 가치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합니다. 성경에서 배운 것을 사회 속에서 실현하는 일이 얼마나 버겁고 고달픈지를 사회 생활을 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우리는 시인처럼 “그의 손이 하는 일은 진실과 정의이며 그의 법도는 다 확실하니 영원무궁토록 정하신 바요 진실과 정의로 행하신 바로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의와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실천하고자 할 때 수많은 장벽들을 만나기에 고백처럼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거룩한 교회 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교회는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며 서로에게 힘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힘으로 세상에 존재하기에 지금도 신앙인에게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지체로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세상에 나타내야 할 것입니다.